EU본부에 EU와 우크라이나 국기가 게양돼 있다./European Union 제공
EU본부에 EU와 우크라이나 국기가 게양돼 있다./European Union 제공

[투데이에너지 박찬균 기자]  유럽연합(EU) 의회가 러시아산 액화가스의 유통을 차단할 수 있는 수단을 각국에 제공하라는 지침을 표결에 부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일부 회원국들은 제안된 조치들이 장기 계약을 취소하기에 충분하지 않다는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통일된 접근 방식이 없으면 러시아 LNG의 흐름이 단순히 이웃 국가로 우회될 수 있다고 스페인 관리들은 경고했다.

브뤼셀과 EU 회원국 전체에서 러시아 액화천연가스(LNG)를 단계적으로 폐지하는 데 필요한 방법에 대한 논의가 계속되고 있다.

지난 4일 에너지 위원회 회의에 이어 카드리 심슨 에너지 담당 집행위원은 지난해 12월에 처음 논의된 EU 차원의 법안이 4월 EU 의회에서 표결에 부쳐질 것이라고 확인했다. 심슨 집행위원은 “우리가 작년에 합의한 가스 패키지는 각 회원국에 특정 조건 하에서 러시아와 벨라루스 가스의 가스 시스템 접근을 제한하거나 중단할 수 있는 옵션을 제공한다. 유럽의회 본회의 표결은 4월로 예정돼 있다”고 말했다.

이론적으로 입법 패키지는 각 회원국에 직접적인 제재 없이 러시아 LNG 수입을 금지할 수 있는 옵션을 부여하고 있다. 그러나 정확한 메커니즘은 여전히 불분명하며 벨기에와 스페인 관리들은 러시아에서 자국으로 유입되는 LNG 흐름을 해결하기 위해 더 엄격한 지침이 필요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벨기에와 스페인은 프랑스와 함께 노바텍의 야말 LNG 시설에서 LNG를 수입하는 상위 3개국으로 부상했으며 공장 생산량의 약 80%를 구매하고 있다. 특히 스페인의 수입은 2022년과 2023년 사이에 두 배로 증가했는데 이는 당국이 업계에 기존 계약을 단계적으로 폐지하고 공급을 더 이상 확대하지 말 것을 촉구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뤄졌다. 러시아 LNG는 현재 스페인 가스 공급의 20%를 차지하고 있다.

테레사 리베라스 스페인 에너지부 장관은 이날 “우리는 대응이 효과적인지 확인해야 한다”며 회원국들의 개별적인 행동이 러시아산 LNG를 주변국으로 전용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우려를 표명했다. LNG가 상호 연결된 유럽 가스 네트워크에 유입되면 추적이 거의 불가능하다. 그 결과 러시아 제품은 러시아로부터 가스를 적극적으로 공급받지 않는 국가에 간접적으로 도달할 수 있다.

지난주 새로운 연구에 따르면 독일은 벨기에와 네덜란드에 도착하는 LNG 공급을 통해 러시아 가스를 계속 수입하고 있다. 리베라스 장관은 조율된 접근을 촉구하면서 “현물 시장과 기존 계약 모두에서 이에 대해 어떻게 대응할지 조율해 보자”고 말하고 “우리는 유럽연합(EU)의 일반적인 접근법에 의존할 필요가 있으며 우리는 그것을 고집할 것”이라고 결론지었다.

지난주 리투아니아가 제출한 문서는 회원국들에게 국가 차원에서 법안을 입안할 수 있는 권한을 공식적으로 부여하는 EU 차원의 법안을 요구하고 있다.

스페인과 벨기에의 정부 관리들은 장기 오프테이크 협정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확신할 수 없으며 브뤼셀의 추가 지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벨기에의 경우는 제브뤼헤 항구가 러시아 가스의 주요 재수출 허브 역할을 하기 때문에 더욱 복잡하다. 공급업체인 Fluxys는 Novatek과 연간 최대 800만톤의 LNG 환적을 위한 20년 계약을 맺고 있다.

벨기에 에너지 장관 Tinne Van der Straeten은 지난달 “우리는 실제로 벨기에에서 전쟁 훨씬 전에 체결 된 특정 계약에 직면 해 있으며 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여전히 미해결 문제다”라고 말했다.

오스트리아, 헝가리, 슬로바키아를 포함한 여러 EU 회원국은 가스 수요의 최대 절반을 러시아 파이프라인 수입에 계속 의존하고 있다. 이들 국가가 EU 전역에서 러시아산 LNG를 금지하거나 단계적으로 폐지하기 위한 광범위한 조치를 지지할지는 불분명하다.

EU는 2024년까지 러시아산 가스 수입을 줄이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브뤼셀에서 심슨은 “올해 어떻게 할 것인지 논의가 필요하다”며 “우리 시스템에 러시아산 가스가 전년보다 훨씬 적게 들어와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올해 첫 두 달 동안 러시아 LNG의 흐름은 줄어들지 않고 계속됐다. 야말에서 아시아로의 배송 횟수가 제한됐던 지난 겨울과 달리 노바텍은 이번 겨울에 지금까지 유럽 LNG 터미널에 제품을 독점적으로 선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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