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진 (우측상단부터 시계방향) 이동욱 교수, 이진훈 연구원, 홍지환 연구원(제1저자), 백명진 박사. /UNIST 제공
연구진 (우측상단부터 시계방향) 이동욱 교수, 이진훈 연구원, 홍지환 연구원(제1저자), 백명진 박사. /UNIST 제공

[투데이에너지 장재진 기자] UNIST 이동욱 교수팀이 바닷물로 전기를 저장할 수 있는 해수전지의 고성능 촉매를 개발했다.

이번 연구는 리그닌과 요소를 활용해 저비용의 지속 가능한 촉매를 제작해 기존의 고가 백금 촉매를 대체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연구팀에 따르면 해수전지는 바닷물을 전해질로 사용하는 나트륨-공기 배터리로, 친환경적이며 높은 에너지 밀도를 제공하는 차세대 에너지 저장 시스템(ESS)으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산소 발생 반응(OER)과 산소 환원 반응(ORR)의 느린 반응 속도와 높은 과전압이 상용화를 저해하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기존에는 백금(Pt)과 같은 귀금속 촉매가 사용되었으나, 이들 촉매는 높은 비용과 한정된 자원으로 인해 경제적 한계가 있었다.

[연구그림] 해수전지의 구조(좌)와 개발된 촉매의 구조(우) /UNIST 제공
[연구그림] 해수전지의 구조(좌)와 개발된 촉매의 구조(우) /UNIST 제공

이동욱 교수팀은 목재 폐기물인 리그닌에 요소를 첨가하여 고성능 질소 도핑 탄화 리그닌(NDL-800)을 개발했다. 이 촉매는 해수전지에서 전극에 적용했을 때 백금 촉매와 비슷한 성능을 보였고 특히 과전압이 더 낮아 에너지 효율이 높았다. 최대 전력 밀도는 15.76 mW/cm²로, 백금 촉매의 16.15 mW/cm²에 근접한 수치를 기록했다.

리그닌은 목재의 15~35%를 구성하는 성분으로, 제지 및 바이오 연료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이다. 연구팀은 리그닌을 800°C에서 태운 후, 요소와 반응시켜 질소를 첨가(doping)하여 고성능 촉매를 만들어냈다. 이를 통해 리그닌의 잠재력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

연구 성과는 국제 학술지 ‘케미컬 엔지니어링 저널(Chemical Engineering Journal)’ 2월호에 게재됐다.

이동욱 교수는 “이번 연구는 고가의 귀금속 촉매를 대체할 뿐만 아니라, 바이오매스와 산업 폐기물의 가치를 극대화한 탄소중립적 접근법을 제시했다”며 “금속-공기 배터리 등 다양한 에너지 저장 시스템에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해수전지의 효율성과 경제성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며, 지속 가능한 에너지 저장 기술 개발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용어 설명

산소 환원 반응(Oxygen Reduction Reaction, ORR)=산소 환원 반응은 전기화학 시스템, 특히 배터리 및 연료 전지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반응으로, 산소 분자가 전자를 받아 환원되어 물(H₂O)이나 하이드록시 이온(OH⁻)으로 전환되는 과정이다. 이 반응은 배터리가 방전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며, 전기 에너지를 생성하는 핵심 단계로 작용한다.

질소 도핑(Nitrogen Doping)=질소는 탄소보다 높은 전기음성도를 가지므로 탄소-질소 결합(C–N)을 형성할 때 탄소 구조 내에서 전자밀도 분포를 변화시킨다. 질소 도핑은 탄소 구조 내 활성 부위(Active Site)를 형성하여 산소 분자의 흡착을 촉진하고 반응 속도를 증가시켜 전기화학적 반응에서 전자 전달을 강화하고, 전도성을 개선하는 데 기여한다.

피리딘 질소(Pyridinic Nitrogen)=탄소 기반 구조에서 질소 도핑 이후 형성되는 다양한 질소 결합 형태 중 하나로, 산소 환원 반응(Oxygen Reduction Reaction, ORR)을 촉진하는 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활성 부위이다. 피리딘 질소는 육각형의 그래핀 구조 내 탄소 고리의 가장자리에 위치하며, 한 개의 탄소 원자를 대체해 질소 원자로 치환된 형태를 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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