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9일 한·러 양국 정상은 북한을 경유하는 가스배관을 통해 러시아의 천연가스(PNG)를 국내로 들여오는 방안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가스분야의 협력사업을 추진키로 합의했다.

이번 협력사업은 향후 30년간 천연가스 구매액 900억불, 석유화학단지 건설비 90억불, 북한을 경유하는 배관건설비 30억불 등 총 사업규모 1,000억불 이상의 초대형 한·러 경제협력 프로젝트다.

특히 북한을 경유하는 배관을 통해 국내로 러시아의 천연가스를 도입하는 방안이 실현된다면 ‘국내 최초의 PNG 방식 도입’과 ‘남북 경협의 새로운 모멘텀’으로 국내 역사의 새로운 한 페이지를 장식하게 된다.

또 공급자 중심의 국제 LNG 시황에서 국내 천연가스 수급안정에 기여하고 값싼 천연가스를 공급받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북한의 PNG 배관통과 수용여부가 PNG 공급방식의 성공의 관건으로 보인다. 러시아가 북한을 적극적으로 설득하는 한편 북한은 거액의 배관통과료(1억불 이상)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실현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지경부는 기대하고 있다.

과거의 사례들을 비춰볼 때 북한의 정치·군사적 상황에 따라 현대아산 금강산관광 사업 등 남북 경협사업이 위기를 맞았듯이 향후 북한의 상황변화에 따라 PNG 공급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 체계적이고 다각적인 타당성 검토가 이뤄져야 할 것이다. 또 이재훈 지경부 차관이 정치적인 측면을 떠나 순수하게 경제·상업적인 측면에서 추진되는 사업이라고 말한 것처럼 이번 협력사업이 정치적으로 악용되지 않기를 기대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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