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4월 봄이면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세계 각국의 자동차관련 전문가들이 모이는 대규모 국제대회가 개최된다.

디트로이트에서 1903년 설립된 포드는 대량생산 방식으로 자동차 대중화 시대를 열었고 1908년 창립한 GM은 1920년대 이후 포드를 제치고 오랜 기간 세계 최대의 자동차회사로 군림해 왔다. 지금은 모두 경제적으로 어렵지만 기술적 잠재력은 여전히 세계 제일이며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미국자동차 제작사 실패원인의 하나로 연비 낮은 자동차 생산을 꼽는다. 현재 미국 자동차 연료 효율은 평균 연비가 ℓ당 10km를 넘는 일본 도요타나 혼다자동차보다 크게 떨어지는 실정이다.

새로 등장한 오바마 정부는 세계 최대 자동차시장 미국의 자동차정책을 친환경차 중심으로 바꿔나가겠다면서 현재 휘발유 1ℓ에 8km를 가는 미국산 자동차를 2020년까지 15km 이상 갈 수 있게 연비를 높이고 배기가스 배출량을 지금보다 30% 이상 줄이는 정책을 주문했다.
지금까지 친환경차 개발에 소극적이던 세계 제일 미국의 태도가 바뀐 이상 세계 친환경차의 개발이 더욱 급물살을 탈 것이다.

세계 각국은 이미 1990년대부터 하이브리드카, 수소연료전지차, 전기차 등의 친환경차 개발에 뛰어들었다.

휘발유와 전기 동력을 혼합해 움직이는 하이브리드카 개발에선 일본이 단연 선두다.

1997년 세계 처음으로 하이브리드카 ‘프리우스’를 상용화했던 도요타는 지금까지 12개 차종의 하이브리드카를 생산해 모두 150만대를 팔았다.

지난 1월 개최된 디트로이트모터쇼는 친환경차들의 각축전이었다.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미국 자동차 3사는 당장 팔릴 만한 차를 내놓기보다 앞으로 내놓을 친환경차들을 적극 홍보했다. GM은 전기로만 64km를 갈 수 있는 컨셉트카를 선보였다.

도요타는 리튬이온 배터리를 탑재한 4인승 차세대 전기자동차를 전시했다. 2012년까지 미국시장에 투입될 예정으로 대도시권에 거주하는 사람들의 통근 전용으로 1회 충전시 최대 80km까지 주행이 가능하다.

혼다는 개선된 성능의 1.3ℓ 휘발유엔진과 모터를 조합한 하이브리드 시스템으로 공인 연비는 ℓ당 30km를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아우디는 클린디젤엔진으로 유로6 배기가스 기준을 만족하면서 최고 시속 245km의 강력한 성능을 자랑하면서도 ℓ당 17km의 환상적인 연비를 자랑한다.

다임러벤츠 등 유럽 업체들은 디젤엔진의 성능을 향상시켜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고 연비를 높인 ‘클린디젤카’ 개발을 주도하고 있다.

하이브리드카 개발 경쟁에서 처진 GM, 포드 등 미국 제작사들은 집에서 충전할 수 있는 전기차와 물을 분해해 나오는 수소를 에너지원으로 하는 수소연료전지차 개발에 승부를 걸고 있다.

현대차는 비록 도요타 양산 모델보다 12년 늦은 올 7월에 하이브리드카를 출시하지만 친환경연료인 LPG연료를 이용함으로서 선진메이커와의 경쟁력을 갖는 전략을 선택했다.

‘아반떼 LPi하이브리드카’는 기존 아반떼보다 하이브리드 기술로 연료를 20% 정도 절약할 수 있는데다 휘발유 가격의 절반인 LPG를 사용하기 때문에 연료비 부담이 아반떼 휘발유 모델의 40% 수준이다.
국내에는 LPG충전시설이 충분하고 기술수준이 높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친환경차 산업의 성장은 자동차업계 노력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며 에너지업계 전자부품 등 관련업계와의 공동 기술개발체계, 친환경차 개발 보급을 위한 정부의 금융 세제 지원 등이 두루 갖춰져야 한다.

에너지업계도 친환경차 기술개발에 관심을 가지고 장기적인 협력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미래시장은 개척하는 자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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