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미국발 금융위기와 고유가의 충격이 전세계로 확산되면서 우리나라를 비롯한 글로벌 경제가 침체에 빠져들었다.

불황에는 여성들의 스커트 길이가 짧아진다는 속설이 있지만 스커트 길이 뿐만 아니라 자동차도 ‘미니’가 대세다. 넉넉지 않은 주머니 사정으로 자동차 구매에 대한 소비심리가 경차로 이동하고 있고, 최근 들어 각국의 자동차 관련 배출가스 등의 규제 강화로 경차에 대한 관심이 계속 증가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내 상황은 조금 다르다.

실제 국내 승용차 등록대수 중 경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2002년 7.5%에서 매년 감소해 2007년 6.3%까지 하락했다.

2008년에 7.5%로 반짝 상승하기도 했으나 그 내막에는 2008년부터 경차기준 배기량이 800cc에서 1,000cc로 확대되면서 기존에 소형차로 분류되던 기아차 모닝(1,000cc)이 경차에 편입된 때문이다. 

2009년 상반기 차종별 자동차판매 증감율을 보면 더욱 놀라지 않을 수 없다. 경차 판매는 25% 감소한 반면, 소형차와 대형차는 각각 29%, 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노후차세제지원제도를 도입하면서 중대형차 위주의 지원이 가져온 결과다. 경차에 대한 지원은 전혀 없었던 반면 중대형차는 최대 250만원까지 혜택을 받을 수 있어 수요이전 현상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노후차에 대한 지원을 하는 해외사례를 살펴보면 프랑스는 CO2 배출량이 160g/km 이하, 독일은 유로4, 유로5를 충족시키는 차량, 중국도 1,600cc이하라는 배기량 기준을 두고 있으나 한국은 오히려 친환경적인 경차를 홀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지난 5월에 출시된 LPG경차 모닝의 경우 LX기본형 휘발유모델은 789만원, LPG모델은 885만원으로 같은 사양의 모델임에도 불구 LPG모델이 휘발유차량보다 96만원, 차량가격대비 무려 12%가량 비싸게 판매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서 지난 9월21일 경차위원회 주최로 열린 ‘온실가스저감을 위한 경차보급확대방안 세미나’에 패널로 참여한 한 자동차 전문가는 “휘발유차와 LPG차의 시스템은 모두 같고 연료공급시스템만 조금 차이가 있다”고 언급하면서 “실제 연료공급시스템 부품가격의 차이는 겨우 10~20만원인데 완성차 가격이 100만원가량 차이가 나는 것에 대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나타내기도 했다.

또한 다른 패널참가자도 “지난해부터 경차에 LPG연료가 허용돼 경차보급이 확대될 것을 기대했으나 자동차메이커가 LPG경차 가격을 높게 책정함으로써 구매자의 메리트를 박탈했다”고 주장했다.

전 세계적으로 온실가스감축을 위한 자동차 연비 및 배기가스 규제가 더욱 강화되고 있고, 국가에너지의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우리나라로서는 경차의 보급 확대가 더욱 절실한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이 청정연료 LPG를 사용하는 LPG경차를 더욱 주목하게 만든다.

LPG경차 모닝LPi는 소비자시민모임이 주최하는 ‘올해의 에너지 위너상’에서 최고의 영예인 에너지대상과 환경부장관상을 수상하면서 에너지절감 효과와 환경성능을 확실히 입증시켰으며, 보험개발원 자동차기술연구소가 미국 도로안전보험협회(IIHS) 방식으로 진행 발표(9월27일 MBC, SBS 등 보도)한 안전성테스트에서도 국산 경차의 안전성이 매우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정부는 경차보급 확대를 위한 제도적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며, 자동차제작사는 안전과 성능이 향상된 다양한 차종의 경차생산과 함께 LPG경차에 대한 합리적 가격책정을 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경차를 경시하는 사회적 풍조도 하루 빨리 개선되기를 희망한다.

끝으로 국민의 건전한 자동차 소비문화 정착과 경차보급 확대를 위해 출범한 녹색교통운동 산하 경차위원회의 활발한 활동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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