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여성과학기술인 육성 및 지원 정책이 자리매김 하게 된 것은 2000년대 초 부터이다. 2002년 교육과학기술부(당시 과학기술부) 주도로 ‘여성과학기술인 육성 지원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고 이를 통해 △채용목표제 △승진목표제 △여성과학기술담당관제 △연구활동지원 △과학기술분야 위원회 여성참여 등 여성관련 과학기술정책이 본격 착수하게 되었다.

채용목표제는 우수한 여성인력의 과학기술분야 진출 기회를 확대해 여성이 고급인적자원으로 성장·활용되도록 사회적 여건을 조성하기 위해 정부출연(연), 국공립(연), 정부투자(연) 등 총 99개 연구기관의 여성채용의 최종 채용목표비율이 30%를 달성할 때까지 한시적으로 시행하는 제도이다. 이를 위해 연도별 채용목표치를 2002년에는 10%, 2006년 15%, 2010년 25%로 설정해 그간 국공립연구소의 경우 40%이상 초과달성하는 성과를 보였으나, 정부출연(연)은 15% 정도에 그쳤으며 정부투자(연)의 경우는 2007년 23.5%에서 2008년 13.6%로 후퇴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승진목표제는 25개 정부출연연구소를 대상으로 여성과학기술인을 직급별로 일정비율 이상 승진케 하는 제도로서 목표비율 30% 달성 때까지 한시적으로 시행되고 있다. 2008년 현재 여성인력의 승진비율은 절대 여성전문인의 부족으로 13.6%에 머물고 있으며 목표비율 30% 달성을 위해서는 더 많은 여성인력의 고용 확대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여성과학기술 담당관제는 여성과학기술인이 30인 이상 재직하는 공공기관에서는 여성과학기술인의 채용촉진과 지위향상에 대한 협의를 위해 기관장이 그 소속직원 중에서 담당관을 지정하는 제도이다. 담당관은 전문성과 지식을 갖춘 부서 책임자급 이상의 자로서 채용, 고용, 해임, 승진, 교육, 훈련, 상벌, 전보 및 임금 등 현황을 파악해 남녀평등 대우에 대한 실태조사 및 관련 회의에 참석하고 여성과학기술인의 처우 향상 등을 위한 방안을 기관장에게 건의하도록 되어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기관들이 담당관제를 시행하고 있으나 실질적인 성과는 없는 실정이다.

연구활동지원제도는 과학기술분야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될 수 있는 여성과학자들의 연구활동을 지원함으로써 여성연구자들의 사기진작과 연구력 강화를 도모하고 국가연구개발사업에서 여성과학기술인의 참여를 확대하는 데 목적이 있다. 이 제도의 시행에 대해서는 다소의 논란은 있으나 그간 제도 시행에 따라 개선성과도 나타나고 있다.

과학기술위원회 여성참여제의 목적은 주요 과학기술정책 의사결정단계에서 여성참여를 확대해 여성의 의사를 사업수행에 반영하여 국가연구개발에서의 양성평등문화를 정착하는 데 있다. 시행 실적으로 과학기술분야 위원회의 목표비율 35% (2008년도) 대비 2007년도 △교육과학기술부 38% △구 정보통신부는 30% △지식경제부(구산업자원부) 27%로 비교적 높게 나타났으나 점차 감소하여 2009년도 이후에는 10% 정도로 유지되고 있다.

21세기의 화두는 여성과 감성의 시대라 한다. 즉 세계 산업구도의 변화와 이로 인한 새로운 직업군의 창출과 함께 여성의 산업사회 참여의 중요성이 인식되면서 세계 각국은 여성인력 활용을 국가정책으로 시행하고 있다. 특히 부존자원이 부족하여 우수한 인적자원의 절대적으로 필요한 우리나라는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위해 우수 여성인력의 활용은  더 이상 선택적 사안이 아닌 국가 생존의 사안이다. 2009년 말 현재 이공계 대학에서 자연계의 여성비율은 이미 50%를 넘고 박사과정도 38%를 차지하고 있다. 공학계의 경우 여성비율은 약 18% 박사과정이 10% 정도를 차지하고 있으나 매년 비율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그러나 여성과학기술인 정규직 고용현황은 2010년 현재 △이공계 대학 11% △공공연구기관 11.7% △민간연구기관 9%이고, 2004년부터 2007년까지의 여성과학기술인의 보직 및 승진 현황은 △이공계대학 10~11% △공공연구기관 4~5% △민간연구기관은 9~4% 정도 이다. 이는 지금까지 정부의 정책적 지원노력에도 불구하고 여성과학기술인 육성 및 지원성과는 아직 미흡한 실정이다.

특히 에너지 분야 중 원자력분야에서는 원자력 발전분야의 여성인력은 1% 남짓으로 여성인력의 참여율이 타 분야에 비해 현격히 낮은 실정이다. 최근 원자력 수출 등으로 원자력 전문인력에 대한 수요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반면 원자력산업계 전반에 있어서 초창기 참여 전문인력들이 정년을 맞이하게 되어 인력부족 현상이 심화될 전망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원자력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원자력산업계의 고용확대를 위한 다각적인 노력을 추진하고 있다, 따라서 2000년대 초반 국가 성장동력인 디지털분야의 여성참여 확대와 같이 새로운 국가그린성장동력인 원자력분야에도 이공계 학생의 68%를 차지하고 있는 여성들의 참여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과 기대를 해 본다. 원자력에너지 뿐만 아니라 국가 에너지기본계획에 따라 신재생에너지 분야에도 여성참여 확대가 전망된다.

오늘날 국가 성장동력을 이끄는 한 축에 여성과학기술인의 노력과 땀이 스며있다. 21세기의 지속가능한 경제성장에 더 많은 여성들의 참여와 기여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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