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에 대한 국민적 경각심과 두려움을 불러일으킨 것은 1994년 12월 발생한 서울 아현동 지구 정압소 가스 폭발 사고와 1995년 4월 대구 상인동 지하철 공사장 가스 폭발 사고이다. 전자는 텔레비전에 중계된 폭발 후 계속 타오르는 화염의 영상 이미지로, 후자는 사상자의 규모와 일그러진 지하철 공사장 현장 사진으로 시민의 뇌리에 박혔다.

두 대형 사고를 계기로 가스 안전관리에 관한 법 규제 내용이 대폭 보강 및 정비됐다. 그 내용을 보면 시공 감리 제도 도입, 안전관리규정 제도 강화 및 연간 평가 실시, 안전관리총괄자의 자격 강화, 타공사 시행자의 주변 매설 가스 배관 확인 제도 의무화 등이 있다. 최근에는 굴착공사 원콜시스템도 전국적으로 시행되고 있다.

이와 같은 규제 강화가 안전관리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해주었다. 1995년 이후 가스 사업자는 안전이 필수이며, 안전을 담보하지 못하면 사업의 유지에 어려움이 닥칠 것이란 위기의식을 갖게 되었다. 아울러 안전관리 분야에 대한 과감한 투자를 했다. 이런 결과로 도시가스사업의 안전관리 시설은 세계에서 유래를 찾을 수 없을 정도로 잘 갖춰져 있고 운영되고 있다. 그 대표적인 예가 원방상황실이다.

아울러 가스업에 종사하는 직원들의 안전에 대한 책임 의식이 고양됐다.

간단하게 사고 건수의 추세를 살펴보면 1990년 이후 액화석유가스 사고 건수는 1990년(46건)부터 1992년(78건)까지는 증가하다가 1993년(67건)은 감소했다. 하지만 1994년(86건)에는 다시 증가했다. 이례적으로 사고 건수가 크게 증가한 연도는 1995년(287건)이며 1996년(369건)을 최정점으로 2002년(118건)까지 점차적으로 감소했다.

최근 5년간을 보더라도 액화석유가스 사고는 감소세에 들어섰음을 알 수 있다. 2009년(117건)은 전년대비 19.9% 감소했다. 액화석유가스 사고 건수의 추세는 거의 보합세를 이루고 있다. 사업자가 다수이고 영세한 사업자가 많은 액화석유가스의 안전관리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함은 이 통계에서도 알 수 있다.

도시가스 사고 건수는 1994년(41건)까지 점차적으로 증가하다가 1995년(265건)에는 급작스럽게 증가했다. 액화석유가스와 같은 이유로 대형 가스사고 이후 시민들의 신고에 의한 것과 사고보고 의무화로 인한 사고 건수 증가가 큰 몫을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1995년을 최정점으로 점차적으로 2001년(18건)까지 감소하다가 2002년(33건)은 다시 증가했다. 최근 5년을 보면 도시가스 사고 건수는 감소 추세에 있으며 2009년은 전년대비 61.5% 감소한 15건이다.

따라서 전반적으로 가스사고 건수는 감소세에 들어갔음을 알 수 있다. 앞으로 사고 제로를 목표로 가스사업자는 부단히 안전관리를 철저히 해야 할 것이다.

다음 단계의 목표를 완성하기 위해 정책적 진화가 필요하다. 지금껏 가스 사업자에 대한 규제가 관리 위주였다면 앞으로의 관리는 자율과 경쟁을 목표로 하고 사용자 책임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

자율에 따른 책임은 확실하게 하고 우수한 사업장에 대해서는 차별화된 경제적 보상(인센티브)이 있어야 할 것이다. 지금처럼 연간 치러지는 안전 영향 평가에서 우수한 성적을 기록하더라도 나머지 비우수자와 비교해서 경제적 인센티브가 적다면 가스사업자에게는 동기 유발이 되지 않을 것이다.

끝으로 도시가스 사업자 위주로 진행되는 초·중등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안전 교육도 초·중등 교육과정에 포함시켜 교육해야 할 것이다. 실제로 가스사고 통계를 보면 일반 사용자 부주의로 인한 사고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따라서 교육이 안전의 지름길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저작권자 © 투데이에너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