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오전 7시50분경 경기도 고양시에서 천연가스 시내버스가 마을버스와 충돌한 뒤 5m 아래 지하차도로 추락한 사고가 있었다. 차체는 심하게 일그러졌고 다행히 가스누출이 없어 대형사고로 번지지는 않았다.

아이러니컬하게도 이 사고로 1명이 사망하고 30여명이 부상을 입었지만 환경부는 그것은 상관할 바 아니라며 기쁜 마음에 들뜬 모습이었다. 천연가스버스의 안전성이 입증된 좋은 사례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환경부는 심하게 일그러진 천연가스버스의 모습이 담긴 사진 및 사고내용을 천연가스버스 보급과 관련한 각 부처 등에 보내며 대대적인 홍보에 나섰다.

또 15일 환경부는 천연가스버스 보급 3,000대 돌파라는 보도자료를 기자들에게 배포했다. 여기서 올해까지 5,000대 보급은 무난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내놓았다. 이틀 연속 환경부는 그동안의 고생에 보람을 느끼고 자신감에 찬 모습들이었다.

그런데 기자의 마음이 허무해지는 것은 웬일일까. 최근 가스공사가 이동충전차량사업 포기를 검토하고 있다는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안전관리자 선임기준이 너무 비현실적이라는 이유 때문이다.

또 운송사업자들은 그동안 정부의 말만 믿고 천연가스버스를 구입해 왔지만 충전소 부족 등 천연가스버스 운영이 힘들어 정부 항의방문 및 대대적인 시위를 계획하고 있다는 소문이 나돌고 있다.

산자부는 환경부의 고압가스안전관리법 완화 요구에‘해 줄 만큼 해줬는 데’라며 시큰둥한 반응이다.

이래저래 환경부는 내우외환에 처해 있다. 앞으로 천연가스버스 보급과 관련된 부처, 업체 등 여러 의견에 귀기울이고 때론 싫은 소리도 들어야 한다. 그동안의 성과에만 만족해서는 안될 것이다. 보급대수 등 실적이 중요한 게 아니라 내실을 추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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