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대형유통매장에서 판매 중인 대표 부탄캔 제품들.
[투데이에너지 조대인 기자] 지난해 말 기준으로 2억2,512만여개의 부탄캔시장과 1억3,206만여개의 에어졸시장을 두고 태양, 승일, 세안 등 썬그룹과 대륙제관, 원정제관, 화산, 대성산업 등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며 국내 제관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국내 제관시장 현황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국내 부탄캔 생산량 증가를 낙관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경북 경산에 최신 설비를 갖춘 새로운 공장 건설 막바지에 있는 화산을 비롯해 원정제관 등이 생산성 제고를 통한 적극적인 확대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한 조강지처 송을 통해 썬연료를 홍보하고 있는 태양, 승일, 세안산업 등 썬그룹은 지난해 3,820억원 매출 실적을 올해에는 11.26% 증가한 4,250억원 실적 달성 목표를 세웠다.

태양(대표 현창수)은 휴대용 부탄캔을 올해 150만캔 판매해 75%의 시장 점유율을 차지함으로써 국내 부탄캔시장 점유율 1위를 유지시켜 나간다는 방침이다.

에어졸제품을 전문 생산하는 승일은 1,430억원의 매출, 6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해에는 각각 4.9%, 16.7% 늘어난 1,500억원, 70억원을 달성할 방침이다. 

지난해 매출 520억원과 15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던 세안산업은 각각 5.77%, 100% 늘어난 550억원, 30억원의 실적 달성을 추진할 방침이다.

터지지 않는 부탄캔 CRV를 앞세우고 있는 대륙제관 역시 공격적인 마케팅과 판매 전략을 통해 시장 점유율 확대에 나설 전망이다. 

원정제관은 지난해 경제성이 낮은 에어졸부문에 대한 생산을 포기한 후 경제성 있는 사업을 중심으로 새롭게 재편하고 있다. 경영방침을 재구성한 후 2015년까지 3년동안 비전 2015를 마련, 폭발위험이 낮은 부탄캔을 통해 부탄캔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이는 한편 일반 제관분야에서 품질을 높인 에코캔2를 출시할 계획이다.

폭발방지를 위한 안전장치가 장착된 부탄캔 개발에 대한 제조업체간 기술경쟁이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돼 원정제관은 미국 수출용으로 장착돼 판매되고 있는 RVR(Rim Vent Release)을 국내시장 환경에 맞춰 보완, 출시할 방침이다.

내수시장 확대를 위한 부탄캔 제조사들의 각축전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 더 치열해질 가능성이 없지 않다.

주 5일제 근무, 탄력근무제 등 여가 생활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치가 높아지고 국민들의 인식 전환이 급속도로 이뤄지면서 낚시, 등산 등 레저인구가 120만명 이상이 될 것으로 추산되고 있는 가운데 부탄캔 수요도 덩달아 증가할 것으로 기대되지만 당초 전망보다 급속한 증가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휴식과 여가생활을 위해 집을 떠나 야외활동을 할 때 기본적으로 일회용 부탄캔과 휴대용 가스렌지 등의 제품을 필요로 하지만 정작 수요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조리와 난방 등을 위한 전기, 가스 등의 시설이 전국 어디에나 인프라로 구축돼 있는 것이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하지만 새정부 출범에 따른 경기부양 정책 등과 함께 해외시장 개척에 따른 수출시장 호전 등으로 관련 제품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것이란 기대가 나오고 있지만 유럽을 비롯한 전세계에 불고 있는 경기침체가 발목을 잡을 수 있을 것이라는 우려를 낳고 있다.

이와 함께 박스당 2,000~3,000원 정도 가격 할인 등을 통해 거래처와 판매량 유지를 위한 각 기업들간 가격 경쟁도 전개되고 있어 전세계 생산량 1위, 수출량 1위라는 명성을 얻고 있기는 하지만 부탄캔을 필두로 한 1회용 접합용기시장에 내실과 실속이 없는 영업환경이 지속될 수 있는 우려를 해소하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한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

또한 수출선 다변화를 통해 침체된 국내시장을 극복하고 있지만 엔화 약세 등이 장기화될 가능성도 없지 않아 해외 수출시장마저도 국내 업체들간 가격경쟁으로 치닫게 될 경우 1회용 접합용기시장은 종전보다 더 침체의 늪에 빠질 위험이 도사리게 될 전망이다.


공정위 가격 담합조사, 파장은?

지난해 2월 공정거래위원회가 태양, 대륙제관, 원정제관, 화산 등 국내 주요 부탄캔 제조사를 대상으로 가격 담합 여부를 조사했다. 아직 그 결과가 나오지 않은 가운데 각 회사 및  제품별 가격 경쟁이 적지 않고 원재료 가격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무혐의 처분이 내려질 것을 기대하고 있는 눈치다.

하지만 공정위가 가격담합 사실을 인정하게 되면 매출액을 근거로 과징금 처분이 이뤄지게 돼 리니언시를 하지 않은 기업들에는 적지 않은 과징금 납부 부담을 떠안게 될 우려가 크다.

물론 리니언시를 한 기업들은 과징금 부과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어 대외적 신인도는 물론 수익 등의 측면에서 소기의 성과를 얻을 수 있다. 그러나 관련 기업들간 상호 신뢰와 대외 경쟁력을 바탕으로 한 해외 공동 수출 등의 방안 추진은 사실상 불가능하게 되고 일회용 제조시장에 미칠 타격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일회용 접합용기 제조기업들간 그동안 상호 협력과 업무 공조 속에서의 경쟁이 아닌 상호 반목과 경쟁으로만 치닫게 돼 내실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 부탄캔시장을 더욱 경색시킬 가능성이 클 전망이다.


부탄캔 관련사고 줄일 방안 없나
 
부탄캔 파열사고가 크게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이를 효과적으로 막을 수 있는 방안에 대해 가스안전공사는 물론 1회용 접합용기 제조사들의 고민이 적지 않다.

최근 5년간 발생한 총 739건의 가스사고 중 부탄캔 관련사고는 133건으로 전체사고의 18%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 1월 한 달동안 5건의 사고가 발생, 총 15건 발생된 가스사고 중 33%의 점유율을 보여 관련 사고가 크게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올해 발생된 5건의 사고 중 4건의 사고가 캔을 화기인근에서 사용하거나 가열하던 중 발생된 사고였다. 최근들어 대학 축제 현장에서 부탄캔을 사용하다 사고 발생이 늘어나면서 관련 사고예방 홍보와 함께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관련사고가 급증하면서 가스안전공사에서는 제품내 표시사항을 개선하는 방안을 비롯해 이소부탄 함량 상향조정, 부탄캔 안전사용을 위한 공동홍보 등이 검토되고 일부는 추진 중이다.

가스안전공사는 표시사항개선을 위해 ‘가열금지’ 경고 문구가 소비자들이 쉽게 볼 수 있도록 개선할 것을 요청하는 한편 부탄캔 가스함량 중 이소부탄을 70~80%까지 상향해 줄 것을 제안했다.

특히 많은 소비자들이 주로 찾는 대형유통매장 진열대를 활용해 부탄캔의 안전사용에 대한 홍보와 TV, 라디오를 통해 부탄캔 사고예방 홍보에 주력하고 있다.


돌파구 필요한 제관시장

부탄캔 사고 예방을 위해 안전밸브 장착 의무화가 검토되는 한편 기능과 제품 고급화 전략이 추진되고 있다.

모든 고압가스 용기에 안전장치 부착이 의무화돼 있으나 부탄캔에는 안전장치가 없어 폭발사고를 근본적으로 방지할 수 없는 것을 개선하기 위한 기술개발이 진행되고 있지만 각 제조사마다 이해관계를 달리하고 이를 의무화하는 것이 쉽지 않은 실정이다.

연소기에 안전장치를 장착해 사고 예방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 시각이지만 부탄캔에 안전장치 장착하는 것이 비효율적이고 합리적인 방법이라는 의견도 없지 않다.

부탄캔과 에어졸 제품 등 일회용 접합용기시장의 성장세가 한풀 꺾인 가운데 제조업체의 신규시장 참여 등으로 현재 포화상태에 진입된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제조사들은 제품과 서비스 경쟁보다는 가격 경쟁을 통한 시장 점유율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이 현 주소이다.

국내시장을 중심으로 한 제조사들간 치열한 경쟁은 해외시장에서도 불붙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하지만 다양한 기능이 접목된 제품개발과 차별화된 제품가격 정책을 통해 내수시장을 확보하는 한편 해외 시장에서의 과열경쟁을 피하고 세계일류상품이란 명성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공동 시장개척과 함께 동반 성장을 모색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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