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풍력 잠재력 주목하라

전세계 2015년까지 연간 288MW 설치량 기대

▲ 독일 EverkinetQ사의 스타렌 수지 풍력발전기
[투데이에너지 송명규 기자] 현재 국내 소형풍력산업은 정부주도의 보급사업과 설치의무화사업 등을 통한 일부 설치를 제외하고는 내수시장 활성화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며 일부 기업을 제외하고는 원활한 수출활동도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감사원의 효율성에 대한 지적 이후 정부와 업계가 사업재개를 위한 의견수렴 및 고시개정을 통해 사업을 재개했지만 가격에 대한 업계와 센터의 의견차와 설치환경 등 복합적인 문제로 보급이 진행되지 않고 있다. 정부와 업계가 보급확대 방안을 논의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국내시장에서는 소형풍력의 효율은 물론 그 필요성조차 의심받고 있다. 반면 전세계 소형풍력산업 현황을 보면 소형풍력의 수요에 대한 전망은 계속되고 있어 대조된다. 이에 따라 다소 생소한 소형풍력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고 전세계 소형풍력산업 현황과 향후 전망을 통해 국내 소형풍력업계의 생존과 성장방안은 무엇인지 제시해 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전세계 소형풍력 현황과 전망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의 2012년 분석에 따르면 전력공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핵심 솔루션이자 대규모 풍력산업보다 큰 잠재력을 지닌 소형풍력발전에너지 공급 확보와 기후 변화에 대처하기 위한 온실가스(GHG) 배출량 감소, 생물 다양성 보호, 신재생에너지 개발, 에너지 절약 및 효율 개선 등이 세계적으로 중요한 화두가 되고 있다. 신재생에너지 중에서 풍력에너지는 비교적 성숙 기술로 인정받고 있으며 상용화와 대량 생산에 있어 엄청난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 중국 300W급 풍력발전기
소형풍력발전시스템 구축 비용에는 터빈, 타워, 시스템 밸런스, 설치 비용 등이 포함된다. 설치 비용은 토지취득 또는 관련된 임대 비용, 컨설팅, 교통, 노동, 도로 건설, 그리드 연결 및 기타 제어시스템에 수반되는 비용을 망라한다.

1kW급 용량의 수평축 소형풍력터빈의 평균 비용은 4,000달러와 1만달러 사이며 수직축 타입은 9,000달러에서 1만2,000달러 정도다.

오늘날 풍력발전의 주된 응용 프로그램은 대형풍력 농장에서 온그리드(On-grid) 형태의 전기를 생산하는 것이며 2011년 말까지 설치된 전세계 풍력발전 용량은 239GW에 달한다. 전기가 부족한 원격지역인 개발 도상국가 같은 많은 나라에서는 오프그리드(Off-grid) 형태의 소형풍력발전이 전력 공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효율적인 핵심 솔루션이다.

몇몇 국가에서는 전력그리드의 확장과 전기 부족 지역의 감소로 소규모 풍력을 도시의 도로 조명, 모바일 통신 기지국, 양식업 및 해수 담수 등의 분야에 이용하기도 한다. 이와 같이 전세계적인 기준으로 소형풍력 산업규모는 대규모 풍력보다 큰 잠재력이 기대되고 있다.

6W에서 300kW급의 정격 용량의 풍력터빈을 가진 소형풍력은 가정기기용 같은 적은 용량의 전기를 생산하거나 다양한 가정 기반의 전기 수요를 충당한다.

소형풍력터빈(SWTs)과 대형풍력터빈을 나누는 기준은 나라마다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소형풍력은 6W에서 300kW급의 정격 용량을 가진 풍력터빈으로 정의된다.

다만 일반가정과 같이 적은 규모의 전력공급은 3kW급 정도가 수요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100kW급 이상은 상가나 작은 공장에서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 호주 시스니에 설치된 소형풍력 건축물
국제전기표준회의 규격인 IEC 61400-2에서 소형풍력발전기는 회전자 회전 면적(Rotor Swept Area)이 200㎡ 이하이고 1,000V AC 또는1,500V DC 이하의 전압에서 약 50kW의 정격 전력을 발생하는 것으로 정의되고 있다. 소형풍력은 가정기기용 등 적은 용량의 전기를 생산하거나 다양한 가정 기반의 전기 수요를 충당하는 것이 특징이다.

40인치 LED TV 한 대가 약 200W의 전력을 소모한다고 가정할 때 180W 풍력터빈은 하루에 4시간 동안 텔레비전을 볼 수 있는 전기를 공급한다. 평균적인 미국 가정은 연간 1만1,496kWh의 전기를 사용하고 이 경우 전체 소비를 충당하기 위해 10kW급 풍력 발전기가 필요하다.

동일한 비교에서 유럽가정은 4kW급 터빈이, 중국가정은 1kW급 풍력 발전기가 요구된다.

해외의 주요 소형풍력 제조업체는 미국의 사우스웨스트 윈드파워, 독일의 윈드파워엔터렉, 덴마크의 에어로스 윈드터빈, 네덜란드의 윈드에너지솔루션 등이 있다.

전문가들은 대형풍력산업과 소형풍력산업의 성장패턴이 많은 공통점을 가지고 있는 것은 지난 10년 동안 태양광산업의 역사적 성장 추세를 기반으로 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한다.

전세계 대형풍력의 연간 설치 용량은 2001년과 2011년 사이에 22%의 평균 성장을 보였다. 태양광산업의 초기 성장기간인 2000년과 2010년 사이의 태양광 설치 용량이 연평균 39%의 증가를 보였는데 소형풍력산업은 2020년까지 대형풍력과 태양광산업의 성장과 비슷한 패턴을 따를 것으로 기대된다.

소형풍력산업의 최근 추세는 과거 몇 년간 전세계 설치 용량에서 연간 35%의 급격한 증가를 보이고 있다. 따라서 소형풍력터빈(SWTs)의 성장속도로 보아 2015년까지 연간 288MW의 설치 용량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개별 국가 및 국제 소형풍력 커뮤니티는 시장을 조성하고 투자를 이끌어내기 위해 더 엄격하고 구조화된 표준 및 정책을 추진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 미국 상가단지에 설치된 300W급 풍력발전기
또한 향후 시장은 보수적인 가정을 바탕으로 2015년부터 2020년까지 20%의 꾸준한 성장률이 예상되며 2020년에 연간 약 750MW의 설치 용량과 3,817MW의 누적 설치 용량 실현이 기대되고 있다.

세계시장은 2009년 2억300만달러에서 2013년 4억1,200만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되며 국내시장 규모는 전세계시장의 4~6%를 차지할 것으로 추정돼 2015년에는 3,600만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파이크리서치(Pike Research)는 소형풍력발전 용량이 2009년 49MW에서 2013년 115MW에 달할 것으로 예측해 연평균복합성장률(CAGR)이 25%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러한 성장세에 힙입어 미국을 비롯한 소형풍력 상위 국가에서는 메이저 업체들을 중심으로 벤처자금 유입이 확대되고 있으며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제조공정 개선작업이 확대되고 있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은 이를 바탕으로 국내기업들의 기술성장과 수요증가 가능성도 높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설치량을 보면 2009년 말 기준 세계적으로 누적 52만1,102개의 소형풍력터빈이 설치됐다. 신규로 6만개 이상이 설치됐고 이는 21억5,000만달러에 달한다. 2010년 말까지 누적 설치된 전세계 소형풍력터빈은 2009년대비 26% 성장한 65만6,084개에 도달했다. 연간 에너지 생산은 약 382GWh 이상을 생산했다.

소형풍력발전의 전세계 총 설치 용량은 2010년 말 기준으로 443MW에 이르렀다. 미국은 179MW로 총 설치용량기준 전 세계 소형풍력발전 제조업체 중 상위 5개 업체가 차지하는 점유율은 54.8%다.

세계시장에 진출해 있는 40개 국가 약 330개 소형풍력 제조업체 중 미국·중국·독일·캐나다·영국 업체가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중국, 미국, 영국이 소형풍력산업의 거대 시장으로 부상하고 있으며 그중 중국은 제조와 설치 면에서 압도적인 선두 주자다.

반면 중국은 45만개 이상의 터빈을 설치해 미국과 영국 같은 다른 주요 시장을 압도했으나 이 45만개의 터빈 중 1980년대 초반에 설치된 20만개의 소형풍력터빈은 가동을 중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시장 현황 및 문제점

▲ 중국의 600W급 풍력발전기
국내의 경우 주요 소형풍력 판매업체는 에이티티, 서영테크, 한국루프윙, 에어로네트, 금풍에너지, 디엔이, 현대하이텍, 에어윈스, 아하에너지, 하이에너지코리아, 테창엔이티, 미지에너텍, KB중공업 등이 있다. 이 중 하이에너지코리아와 금풍에너지는 지난해 그린홈100만호 보급사업(현 주택지원사업) 전문기업으로 참여했다.

금풍에너지는 수직축발전기의 국산화 선두기업으로 터빈에서부터 구조물, 발전기, 컨트롤러, 계통연계형 인버터까지 풍력발전기 전 시스템에 대한 자체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회사다.

하이에너지코리아는 국내 최초로 300W 이상의 전 제품 용량에 신재생에너지 설비인증을 획득했으며 이러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국내 최대의 소형풍력발전분야 설치실적을 보유하고 있다.

최근에는 현대건설과 함께 남극 세종기지에 풍력발전을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반면 현재 소형풍력산업과 관련해 국내기업들은 그간 비현실적인 보조금 지원으로 인해 사업유지의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특히 현재 가격 검토 중인 주택·건물지원사업 등 정부주도 보급사업에서 소형풍력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현실적인 보급사업 보조금 지원과 정부의 정책적 지원 확대를 요구하고 있다.

전세계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는 연구·개발 강화, 제품 품질 개선, 지원 정책 확립 등이 소형풍력산업 성장의 핵심 과제라고 볼 수 있다. 화석 연료 가격의 상승과 지구 온난화 및 늘어나는 전력수요는 소형풍력산업의 세 가지 장기적인 성장요인이 될 수 있지만 소형풍력 산업이 성숙하기 위해서 정부의 지원 정책 및 표준이 뒷받침돼야 한다.

전세계 풍력시장의 폭발적인 성장 뒤에는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개발을 촉진하는 정책이 주요 원동력으로 있었다.

미국의 풍력시장 또한 주로 연방 세금 크레딧과 국가 수준의 RPS(신재생에너지의무할당제) 등으로 시장이 확대됐다. PTC(생산세금감면제도)는 전통적으로 미국이 세계에서 가장 큰 풍력발전시장을 만들고 미국 풍력발전 용량 증폭에 중요한 역할을 해왔는데 현재 미국 풍력산업계가 추진 중인 PTC의 3년 연장과 연방 ITC(세금감면제도)의 도입은 미국의 풍력발전 산업에 성장을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202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20% 성장을 목표로 설정한 EU의 Renewable Energy Directive(RED)에 따라 2020년까지 유럽 전력의 35%를 신재생에너지로 제공해야 한다.

▲ 미국 캔사스시티에 설치된 국내 소형풍력 기업인 에어로네트의 5kW급 풍력발전기
미국과 유럽뿐만이 아닌 전세계적으로 풍력발전은 RED에서 가장 많은 혜택을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Renewables Obligation(RO)의 재정 지원은 영국 풍력발전 시장의 주요 성장요인이다.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도 정부 지원이 풍력에너지 성장을 주도하고 있다.

중국은 정부 지원 정책으로 풍력발전 설치 용량이 2006년부터 매년 두 배로 성장했다. 중국 정부는 2006년 도입한 신재생에너지법과 2007년에 도입한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중장기 개발 계획과 같은 정책 수단 등으로 풍력발전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주택·건물지원사업 등 정부 보급산업을 통해 소형풍력산업을 지원하고 있지만 보조금 지원 규모에 있어서 업계와 정부간의 줄다리기는 계속될 것으로 우려된다.

다만 정책적 지원은 향후 몇 년 동안 소형풍력의 설치 용량을 증가와 전세계시장 주도를 위한 기술발전에 큰 역할을 하는 것은 사실이다. 현재 소형풍력업계와 정부간 현실적인 보조금 지원 등 산업성장 유지를 위한 방안을 협의해나가고 있는 만큼 정부의 산업성장 목표와 업계의 생존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대책이 마련돼야 할 것이다. 

실제로 그간 소형풍력 관련업체들이 정부의 보조금 지원만 믿고 경쟁에만 주력해 항목별 전문성이 결여된 것도 최근 몇 년간 큰 개선이 이뤄지지 않은 부분이 많다.

실제 대부분의 업체들은 풍력발전기 전체 생산에만 주력해 항목별 전문기술이 부족하다.

유지보수 등 사업 인프라를 구축하지 않고 R&D와 투자금만 노리고 뛰어든 기업들이 많았던 신재생에너지산업 초기를 살펴보면 시장은 작은데 업체가 많아 독자적 기술개발이 부진했던 것도 사실이다.

에너지관리공단의 관계자는 “효율이 높다고 주장하는 소형풍력업체의 설치 현장을 찾아가보면 아에 장식품 역할도 못하는 경우가 많다”라며 “몇년전 감사원의 지적으로 소형풍력 보급사업이 중단됐을때 업계와 함께 효율성과 안정성을 보장하기 위한 규정을 마련해 보급재개로 이어졌지만 실제 설치지역 여건과 업계와의 가격 논란에 활발한 보급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토로했다.

현재 소형풍력업체간 기술제휴 등의 정보교류를 통한 블레이드, 발전기, 인버터 등 세부적으로 전문화된 기술개발이 절실한 상황이다.

수출시장 활성화가 소형풍력 침체를 극복하는 길이라고는 하지만 가장 신재생에너지원에 투자가 많은 미국도 소형풍력시장 자체 규모는 대형풍력에 비해 작은 현실을 생각하면 경쟁력 없는 기업의 생존은 불가하다고 볼 수 있다.

결과적으로 국내 소형풍력산업의 침체는 국내 관련 산업의 경쟁력을 떨어뜨려 향후 소형풍력이 본격 보급될 때 값싼 외국 제품에 의존해야 하는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 정부가 추진한 내수강화를 통한 해외진출 계획도 차질을 빚게 됐다

그렇다고 해서 잠재력 높은 소형풍력산업을 포기하기에는 이르다. 실제로 업계에서는 해외의 우수한 설치사례를 국내에도 적용할 시 충분한 사업성과 에너지확보 효율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실례로 일본의 경우처럼 설치시 생산되는 전력을 구매할 때 높은 REC를 인정해주는 대신 안전과 인증기준을 더욱 엄격하게 해 기술개발을 위한 업계의 노력을 이끌어내는 방식도 제시되고 있다.

또한 마을 단위로 소형풍력 설치단지를 형성해 생산된 전력을 해당 마을과 타 지역에서도 계통공급을 통해 사용할 수 있도록 할 경우 효율적인 전력공급과 지역주민의 수익성 확대도 기대되고 있다.

신축건물에 대한 신재생에너지원 설치시 지열, 태양광, 태양열에만 적용되고 있는 보정계수를 소형풍력에도 적용시켜주는 등 정부가 주도하는 사업에 소형풍력의 설치를 확대할 수 있다면 우수한 제품의 내수시장 강화와 에너지원별 균등한 지원정책 수립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장기적으로 전세계 소형풍력산업 성장 가능성도 정책 중심에서 터빈 자체의 생산성과 경제성 중심으로 서서히 진화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를 위해서 무조건적인 업체 살리기보다는 각 업계와 학계의 연구·개발 강화, 제품 품질 개선, 엄격한 표준 테스트 및 인증 확립, 시장의 장기적인 성장을 위한 지원정책 확립이 산업침체 위기에 놓인 국내 소형풍력발전의 전세계 시장 선점을 향한 성장을 불러오는 가장 큰 해결책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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