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태양광산업 속 ‘한국의 태양’

▲ 폴리실리콘-웨이퍼-셀-모듈-시스템(좌부터) 태양광 벨류체인 이해도
[투데이에너지 김응기 기자]우리나라가 본격적인 태양광산업을 시작한지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으나 높은 기술력과 반도체 인프라를 통해 급격한 성장을 이뤄 빠른 속도로 뒤늦은 출발을 만회하고 있다. 전세계 태양광산업의 동향과 그 속에서의 국내 태양광기업들의 위치를 살펴보고 앞으로 우리나라 태양광산업이 나아갈 길을 찾고자 한다.


인간은 자연에 순응하거나 극복하며 역사를 지속해왔다. 농경시대에는 자연에 순응해 자연이 주는 것 이상을 얻지 못했고 얻으려 하지도 않았다. 18세기 산업혁명 이후 인간은 자연이 주는 것 이상을 원했고 인간은 자연을 삶을 영위하기 위한 수단으로 여겨 자연을 파괴하면서까지 각종 자원을 찾아내 생활에 이용했다.

그 결과 지구는 45억년간 이어온 깨끗했던 모습을 산업혁명 이후 300년만에 급격히 잃어갔다. 이후 인간은 스스로를 자연의 일부라고 자각하고 현재 자연과 ‘공존’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개발’을 위한 끊임없는 노력을 하고 있다.

에너지도 크게 다르지 않다. 농경시대 태양에너지만으로도 충분히 만족한 삶을 살았던 인간은 산업사회가 되면서 더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했고 그 결과 석탄과 석유를 ‘신이 내린 선물’로 인식해 물 쓰듯 사용해댔다. 이같은 화석연료의 무분별한 사용으로 인해 지구는 멍들어가기 시작했고 신이 내린 선물로 여겼던 자원도 고갈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에 따라 인간은 자연을 이용하되 자연의 모습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는 청정 에너지개발에 수많은 예산과 인력을 집중하며 자연과 공존할 수 있으면서도 인간의 윤택한 삶을 이어나갈 수 있는 에너지 개발에 큰 노력을 펼치고 있다.

태양광에너지는 1970년대 오일 쇼크 이후 태양전지의 연구개발 및 상업화에 수십억달러가 투자되면서 태양전지의 상업화가 급진전했다. 글로벌 화석에너지 수요증가에 따른 에너지자원 고갈 가속화와 국제수요증가대비 부족한 공급에 따른 에너지 위기감 고조와 함께 기후변화에 대한 우려는 많은 국가로 하여금 태양광에너지 개발과 도입을 촉진시키는 계기가 됐다.

특히 태양광산업은 기후변화에 따른 온실가스 배출규제 등 녹색보호주의에 대응하고 석유, 가스 등 화석연료 에너지의 해외수입 의존도를 낮춰 에너지안보를 제고하는 동시에 고용없는 저성장을 극복할 수 있는 신성장 동력산업으로 평가되고 있다.

2010년 기준으로 지난 3년간 신재생에너지산업의 기업체수는 2.2배, 고용인원은 3.6배, 매출액은 6.5배, 수출액은 5.9배, 민간투자는 5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태양광산업의 해외동향

전세계 태양광산업은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폭발적인 성장을 이뤄 전세계 70GW 설치에 도달했으나 이런 급격한 태양광산업의 발전은 거품현상을 몰고 왔고 이로 인해 전세계는 지금 공급과잉 사태로 다수의 기업이 구조조정을 하는 이른바 ‘과도기’를 겪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초 대다수 시장조사 기관은 2012년 태양광시장 규모를 25∼32GW로 전망했으나 과도기임에도 불구하고 전세계 태양광 설치량은 36GW로 예상치보다 높게 나타났다. 또한 전세계 다수의 전문가들은 2014년에 공급과 수요가 밸런스를 이루게 돼 공급과잉사태를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 예상하고 있으며 올해부터 서서히 안정화되면서 정착기에 접어 들 것이란 전망이다.

한국수출입은행의 ‘국내 신재생에너지산업 해외진출 전략’ 자료에 따르면 2011년 세계 태양광시장 1,2위였던 독일과 이탈리아시장의 발전차액지원금 축소로 수요가 줄 것으로 예상됐으나 전세계 태양광 설치량은 36GW를 기록, 수요가 여전히 양호한 상황임을 알 수 있다.

현재 전세계 태양광산업을 이끌고 있는 국가는 중국과 유럽으로 나타나고 있다. 유럽의 경우 1990년대부터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산업으로 태양광산업을 적극 육성, 초기 태양광시장은 유럽 기업들이 장악하고 있었다해도 과언은 아니다. 그러나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뒷받침한 중국기업들이 저가의 태양광제품을 들고 태양광시장에 진출, 결국 유럽은 태양광산업을 중국에 내주고 말았다.

또한 중국기업들의 저가공세로 인해 결국 전세계 태양광산업은 공급과잉 사태에 이르게 되면서 위기의 시대를 맞게 됐다. 연일 떨어지는 가격으로 인해 영원할 것만 같던 태양광산업은 추락하게 됐으며 다수의 태양광기업들이 파산, 또는 사업철수하게 된다.

최근 태양광산업을 위기로 내몰았던 Suntech, LDK 등 중국의 대형 태양광기업들 마저 부채를 갚지 못하고 무너지고 있다. 이는 중국의 태양광산업을 이끌기 위한 무조건적인 지원이 끊어졌다는 신호로 이어지면서 다시 태양광산업이 빠른 시일 내에 정상괘도를 탈 것이란 예측도 나오고 있다.


■전세계 태양광 Top기업

최근 전세계 밸류체인별 태양광기업 순위를 살펴보자면 폴리실리콘분야 1위는 GCL Solar가 4만2,700MT으로 차지하고 있으며 Waker사가 2위, 그 뒤를 국내기업인 OCI가 차지하고 있다.

잉곳·웨이퍼분야도 GCL이 6,000MW로 역시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그 뒤를 LDK Solar가 3,500MW로 2위, Yingli가 2,000MW로 3위를 기록하고 있다. 국내기업으로는 Nexolon이 1,410MW로 5위를 차지하고 있다.

또한 셀·모듈분야는 Yingli가 2,297MW로 1위를 기록, First Solar가 1,875MW로 2위를 달리고 있으며 JA Solar가 1,702MW로 3위다. 국내기업은 한화솔라원이 830MW로 10위를 달리고 있다.

차트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이 전세계 태양광시장은 대부분 중국기업이 차지하고 있으나 최근 부실기업들의 파산신청으로 향후 전세계 태양광산업은 예측하기 힘들다. 그러나 국내기업은 꾸준한 기술개발을 통해 가격 및 기술경쟁력을 갖추고 전세계 태양광시장에 대응,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10위권 진출을 일궈냈다. 또한 우리나라가 선도하고 있는 기술력을 요하는 반도체산업 등 산업인프라를 앞세워 높은 기술력을 요구하는 업스트림분야를 적극 공략, 업스트림분야에서 높은 성과를 이뤘다.

기술개발뿐만 아니라 최근 태양광산업에 불고 있는 구조조정의 바람을 이용해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세계 상위기업들을 인수·합병해 수직·수평 계열화를 이뤄 세계 시장 선점을 위해 노력하려는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한화의 경우 지난해 독일 셀제조기업 Q-Cell을 인수함으로써 수직계열화를 완성했다. 한화그룹은 GTM리서치가 발표한 2015년에 예상되는 세계 TOP 태양광모듈 제조회사에 이름을 올리면서 향후 전세계 태양광시장을 이끌어갈 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국내기업들의 발전방향

한국태양광산업협회의 최근 발표자료에 따르면 지금의 태양광산업이 겪고 있는 공급과잉은 2014년 이후에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업황침체에도 불구하고 태양광산업 매출은 단기적(2015년)으로는 연평균 5%, 장기적(2025년)으로는 연평균 10%의 성장이 기대되며 2025년 우리나라 태양광산업의 총 매출은 24조6,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이러한 달콤한 미래를 영위하기 위해서는 지금의 태양광 위기의 시대를 슬기롭게 해쳐나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단기적으로 △내수활성화 △기술경쟁력 강화 △새로운 시스템 개발 △해외 프로젝트 개발 확대 등이 요구되며 중장기적으로 △적극적인 매각기업 인수합병 △AS망 확충, 현지 협력업체 발굴 등 신시장 창출을 위한 인프라 구축 등 내실을 다지고 몸집을 불릴 필요가 있다.

해외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내수시장이라는 발판이 필요하다. 안정적인 내수시장을 확보되야 하나 아직 국내 태양광시장은 아직 누적 설치량이 1GW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내수시장 확보를 위해선 정부의 보급을 위한 정책지원과 기업들의 적극적인 설치 홍보, 기술 개발을 통한 가격하락이 필요하다.

또한 전세계시장의 최근 이슈는 안정적인 전력 공급 시스템의 개발과 높은 효율을 원하고 있다. 고효율의 태양광제품과 ESS를 결합한 안정적 전력공급시스템 개발을 통해 해외시장의 니즈에 맞출 필요가 있다.

‘노출과 실적은 비례한다’는 영업 마인드가 필요하다. 아무리 좋은 제품을 생산한다하더라도 이름부터 생소하다면 우리는 의심부터하고 본다. 전세계 태양광 바이어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이를 위해 전세계 태양광시장을 이끌고 있는 기업들과의 적극적인 대형 프로젝트 참가를 통해 우리기업의 기술력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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