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에너지 송명규 기자] 올해 들어 전세계 태양광시장 수요 급상승의 영향으로 국내 폴리실리콘, 잉곳·웨이퍼 등 태양광기업들의 성장이 본격 진행되고 있다. 심지어 지난해까지 적자를 면치 못했던 기업들이 올해 흑자로 전환할 것으로 예상될 정도로 매출 급상승의 폭이 넓어지고 있다.

특히 폴리실리콘 등 태양광 원재료와 PV등 제품생산, 국내 및 해외 태양광발전단지 조성사업까지 그룹 구조조정을 거쳐 수직계열화에 성공한 한화그룹의 태양광 매출 확대가 지속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신재생에너지 사업 침체기가 계속됐던 시점에 태양광기업들의 줄도산이 이어지던 시점에서도 한화는 일부 계열사 매각과 사업구조 개편을 진행하면서 태양광분야를 지속적으로 핵심사업으로 추진해왔다.

이를 통해 지난해 말부터 이어지고 있는 태양광 수요 확대시점에서 태양광분야뿐만이 아닌 그룹매출 상승에도 큰 기여를 하고 있다.

이에 국내를 넘어 세계 태양광시장을 주도해나가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한화그룹의 태양광사업 조명을 통해 향후 태양광시장의 방향과 이를 주도해나가기 위한 힘은 무엇인지 전망해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 덴마크 은퇴자아파트에 설치된 태양광발전소

■태양광 성패에 운명을 걸다

한화그룹의 제조분야 개편이 주목을 받는 것은 사업 그 자체의 경쟁력 제고와 성공 여부 외에 다른 의미를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3대 분야 중 태양광사업의 성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화가 그룹차원에서 태양광 육성에 나선 것은 경영진부터 시작되는 그룹전체의 의지가 강력하게 반영된 결과다.

한화의 태양광 사업이 신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할 경우 이러한 경영의지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상황이다.

일단 태양광사업의 상황은 나쁘지 않다.

태양광산업 자체가 회복되고 있고 한화 역시 올해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2015년에는 영업이익 규모가 1,000억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전세계 최초로 기초원료에서 제조, 발전 등 다양한 응용사업까지 수직계열화를 완성해둔 한화인 만큼 태양광시장이 회복되면 성장의 폭은 더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한화 입장에서 태양광사업의 성공은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와 김동관 실장의 능력이 검증되는 두가지 효과를 거둘 수 있는 셈이다.

▲ 일본 후쿠오카 폐골프장 태양광발전소 조감도

■한화큐셀-한화솔라원, 전세계 시장 개척 양대축

한화그룹은 글로벌 태양광시장의 침체와 유럽발 금융위기를 견디지 못하고 파산신청을 냈던 큐셀을 2012년 10월 인수, ‘한화큐셀’로 재탄생시켰다. 한화큐셀은 1년만인 2013년 9월 흑자로 전환하며 완벽하게 부활했다.

이러한 한화큐셀은 태양광분야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유럽지역 태양광업체 중 가장 큰 회사라는 점을 강조하며 글로벌시장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러한 전략에 따라 한화큐셀은 영국을 비롯한 유럽과 일본시장을 중심으로 모듈판매 및 루프탑분야에서 시장을 확대해 나가고 있으며 영국·터키·칠레 등 신흥국가들의 태양광발전 프로젝트 시장으로의 진출도 적극 모색하고 있다.

이를 위해 한화큐셀은 지난해 12월 말레이시아 사이버자야에 위치한 공장에 200MW 규모의 셀 생산라인 증설에 돌입했다.

현재 한화큐셀은 독일에 200MW, 말레이시아에 900MW의 셀 생산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말레이시아에 200MW 셀 공장 증설이 완료되면 한화큐셀의 셀 생산능력은 총 1.3GW가 된다.

뿐만 아니라 말레이시아 공장에 모듈 공장 증설도 추진해 원가경쟁력과 기술경쟁력을 갖춤으로써 태양광분야 최고 기술력의 아이콘인 ‘큐셀’ 브랜드 인지도를 더욱 강화하겠다는 포석이다.

한화그룹 태양광사업의 양대 축 중 하나인 한화솔라원은 최근 유럽지역에 특화된 제품들을 선보이며 유럽의 루프탑시장 공략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4분기 수출실적이 전무하다시피 했던 영국에 1분기 전체 모듈 판매량의 22%를 수출하는데 성공하며 영국을 한화솔라원의 두번째로 큰 수출대상국으로 만든 바 있다.

▲ 중국 광동성에 한화솔라원이 설치한 31MW규모 태양광발전소

■세계 유일 태양광 수직계열화 갖춰

한화그룹은 전세계에서 유일하게 폴리실리콘(한화케미칼)-잉곳·웨이퍼(한화솔라원)-셀(한화큐셀 및 한화솔라원)-모듈(한화큐셀 및 한화솔라원)-발전시스템(한화큐셀 및 한화솔라원)에 이르는 태양광 분야 수직계열화를 갖추고 유럽-북·중미-아시아-호주-아프리카 등 전세계에 법인을 두고 통해 태양광 사업을 펼치며 굵직한 사업성과들을 계속해서 내고 있다.

한화큐셀은 최근 멕시코의 대표적인 유통체인 업체인 소리아나(Soriana)가 2015년 초까지 멕시코 내 120개 지역에 설치하려는 총 31MW의 루프탑 태양광 발전소에 대한 전력공급계약을 체결하고 본격적인 발전소 건설에 착수했다.

멕시코의 태양광시장은 2014년 244MW, 2015년 253MW, 2016년 450MW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등 다른 남미 국가에 비해 안정적인 정책과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어 발전 가능성이 높은 지역으로 꼽히고 있다.

이런 측면에서 한화큐셀의 멕시코 시장 진출은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유럽시장에서도 꾸준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3월부터 영국 AGR로부터 수주한 24.3MW의 태양광 발전소를 영국 케임브리지 지역에서 직접 건설·가동하고 있으며 솔라센추리(Solar century)가 영국 섬머셋(Somerset) 지역에 건설한 10MW 규모 태양광발전소에도 모듈 전량을 공급했다. 최근 급부상하고 있는 프랑스시장 개척을 위해 프랑스 남부 엑상 프로방스(Aix-en-Provence)에 사무소를 개소하기도 했다.

특히 한화큐셀은 2011년 일본 대지진 이후 폐쇄돼 있던 골프장부지에 태양광발전소를 세움으로써, 태양광의 무궁무진한 활용가능성을 보여주기도 했다.

한화큐셀은 일본의 JFE엔지니어링이 2015년 3월 일본 후쿠시마 스카가와시의 폐 골프장 부지에 완공하는 26.2MW의 태양광 발전소에 모듈 전량을 공급하기로 했다.

‘Sunny Fukushima’라고 명명된 이 프로젝트는 2011년 일본 대지진 이후 폐쇄됐던 후쿠시마 지역의 골프장 부지를 신재생에너지인 태양광 발전소로 대체함으로써 대지진 이후 일본 전역에서 급속하게 성장하고 있는 태양광의 새로운 활용방안을 제시한 성공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4월에는 미국연방환경청(EPA)이 지정한 환경오염부지(Superfund Site)에 미국 최초로 안전하게 태양광 발전소를 건설하며 태양광 발전으로 환경오염 문제를 해결하는 새로운 이정표를 세우기도 했다.

미국 인디애나폴리스 내 환경오염지역인 메이우드(Maywood)에 10.86MW 규모의 태양광 발전소를 세웠는데 이 지역은 미국연방환경청(EPA)이 지정한 환경오염부지(Superfund Site) 중 하나로 환경개선 작업이 완료된 이후 모니터링 대상지역이었기 때문이다.

한화솔라원도 활발하게 중국, 북·중미, 유럽 등에서 대규모의 성과를 거두고 있다.

중국 우시(Wuxi) 지방정부와 신도시 건설지역에 100MW의 태양광발전소를 세우기로 했으며 스페인 태양광 기업인 코브라(Cobra)와 그란솔라(Gransolar)가 과테말라의 리오혼도(Rio Hondo)에 건설하는 태양광 발전소에 6.2MW의 모듈을 공급하기도 했다. 1월에는 중국의 HTR그룹(Shanghai HuiTianRan Investment Holding Group)과 700MW 규모의 태양광 발전소 건설 및 전력 판매사업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최근에는 독일의 포크트솔라(Vogt Solar)가 데번, 켄트, 매닝트리, 햄피셔 등 영국 남부 4개 지역에 설치하는 60.5MW 규모의 태양광발전소에 모듈 전량을 공급했다.

60.5MW는 1만8,000개 영국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전기를 생산할 수 있는 대규모의 발전소로 영국시장에서 한화솔라원의 기술력을 높이 인정받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와 같은 활발한 시장개척을 통해 한화큐셀과 한화솔라원은 올 한해 각각 1~1.2GW 및 1.5~1.6GW의 모듈 판매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 한화큐셀은 800MW, 한화솔라원은 1.28GW의 모듈 판매실적을 거둔 바 있다.

▲ 한화큐셀이 미국 메이우드에 조성한 태양광 농장

■글로벌 친환경 정신에 동참

한화그룹은 이와 같이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신사업인 태양광을 활용해 사회공헌활동도 펼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다보스포럼이 지향하는 친환경 정신에 동참하기 위해 다보스시에 태양광 모듈을 기증한 것이다.

한화큐셀은 지난해 12월 다보스포럼이 열리는 다보스 콩그레스센터(Davos Congress Centre) 1,000㎡의 지붕에 640장의 모듈을 이용해 총 280kW의 태양광 발전설비 설치를 완료했다.

이는 2013년 1월 다보스 포럼이 열린 현장에서 한화그룹이 전세계 친환경 녹색성장을 주도하고 있는 다보스시와 다보스포럼의 친환경 정신에 동참한다는 취지로 태양광 모듈을 기증하기로 한 약속에 따른 것이다.

이와 관련 김희철 한화큐셀 대표는 “다보스에 태양광 발전설비를 기증함으로써 태양광을 통해 풍요로운 인류의 미래에 기여하고자 하는 김승연 회장의 철학을 실천하게 돼 의미가 남다르다”고 밝혔다.

한화그룹은 이 밖에도 전세계에서 태양광의 중요성과 효율성을 알리기 위한 다양한 활동들을 펼치고 있다.

2011년 대지진으로 피해를 입은 일본 동북지역의 학교들에 태양광 발전설비를 기증했으며 사막화를 방지하기 위해 중국 닝샤(夏)자치구 링우(武)시에는 태양광 발전설비를 설치해줬다.

최근에는 중국 빈곤지역의 초등학교들에 태양광 발전설비를 기증해주는 ‘한화·희망공정 해피선샤인’ 캠페인도 시작했다. 최근에는 아프리카 탄자니아의 과학기술원 지붕에도 태양광설비를 기증하기도 했다.

■태양광, 미래 신성장동력 육성 ‘끝이 없다’

한화그룹은 현재 계열사별로 일부 계열사 매각과 신규사업 인수 등 선택과 집중을 통해 제조분야에서의 핵심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사업구조 개편을 집중 추진하고 있다.

사업구조 개편은 건축자재 사업 등 비핵심 사업을 정리하고 △석유화학분야 경쟁력 강화 △태양광 다운스트림(발전사업 등)분야 다각화 △첨단소재분야 육성 등 3대 사업에 핵심역량을 집중해 그룹의 미래 신성장동력으로 육성해 나간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경쟁력이 없거나 시너지가 부족한 사업부문은 과감히 매각하고 석유화학 및 태양광사업부문의 수직계열화를 완성·강화함으로써 관련 사업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최근 한화L&C 건재부문과 드림파마를 매각했으며 호주 태양광업체 엠피리얼과 국내 화학업체 KPX화인케미칼 인수계약을 마쳤다.

이러한 사업구조 개편 과정에서 사업체 매각과 GDR 및 RCPS 발행 등으로 유동성 확보를 통한 재무구조 개선 효과도 거둘 것으로 보인다.

한화그룹은 2020년까지 주요 사업부문에서 세계 일류기업으로 발돋움한다는 꿈을 실현하기 위해 선택과 집중에 기반한 사업구조 개편작업으로 사업핵심역량을 고도화해 나간다는 미래비전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그 중심에 태양광이 있다는 것이다.

올해초부터 폴리실리콘 계열사인 한화케미칼에 대한 사업강화를 추진해 세계 태양광시장에서의 폴리실리콘 수요확대에 효율적으로 대처하는 계기가 됐다.

특히 최근 한화케미칼은 그동안 염소를 공급해왔던 KPX화인케미칼을 인수해 주력 제품인 PVC의 원료 및 TDI의 원료로 활용되는 제품을 효율적으로 확보하게 됐다.

한화케미칼은 KPX화인케미칼 인수 후 가동정지 상태에 있는 전체 3개의 TDI 공장에 대한 가동률을 점차 높여 2015년 중에는 모두 가동할 예정이다. 이로 인해 연간 4,000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KPX화인케미칼이 보유한 약 16만m²(5만평)의 유휴부지를 활용해 한화케미칼의 사업다각화를 위한 전략사업 추진의 기회도 얻게 됐다.

한화케미칼은 지난 4월 약 3억4,000만달러의 GDR(해외주식예탁증서)을 발행, 약 3,535억원의 자금조달에 성공한 바 있다.

최근에는 제약회사인 드림파마도 1,945억원에 다국적 제약회사인 알보젠 측에 매각함으로써 대규모의 자금을 확보했다.

한화케미칼은 이러한 유동성 확보를 바탕으로 우선적으로 재무구조를 개선함과 동시에 석유화학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앞으로도 추가적인 M&A를 꾸준히 검토하고 있다.

태양광사업 다각화로 경쟁력 강화

한화그룹은 최근 태양광 전체 밸류체인상 수익성이 가장 좋은 다운스트림분야에서 발전사업 참여, 유지보수사업 진입, 리테일러 인수 등 다각화를 통해 경쟁력을 배가하고 있다.

한화그룹은 지난 8일에 호주에서 주택용 태양광사업과 에너지절감 사업을 펼치고 있는 엠피리얼(Empyreal)사 지분 40%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2011년 설립된 엠피리얼은 호주 퀸즈랜드 주의 선도 주택용 태양광 리테일러로서 향후 호주 에너지절감 사업의 선두 주자로의 성장 가능성이 큰 업체이다.

한화그룹은 엠피리얼 인수를 통해 연간 1GW에 이르는 호주 주택용 및 산업용 태양광시장 진출 확대뿐만 아니라 전력 사용량 모니터 및 절감시스템 등 태양광과 연계한 에너지절감 사업으로의 영역 확대 가능성도 타진한다는 전략이다.

한화그룹은 엠피리얼 인수 이외에도 일본, 독일, 중동 등 주요 지역에서 태양광 리테일 업체 인수 및 발전소 운영 사업의 참여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이를 통해 올해부터 본격적인 흑자를 기록하고 있는 태양광사업에서 시장지배력을 확고히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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