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매미가 할퀴고 간 지역의 피해 상황은 집계자체가 불가능할 정도로 막대하다. 수많은 인명과 재산 피해로 이재민들은 절망과 고통속에 힘겨운 하루하루를 보내면서도 복구에 비지땀을 흘리고 있다. 매년 계속되는 태풍피해를 어쩔 수 없는 자연재해라고만 치부해서는 결코 극복할 수 없다.

우리보다 자연재해가 몇배 많이 발생하는 일본의 경우 금번 태풍 매미와 유사한 강도의 태풍이 불어도 거의 인명피해가 발생하지 않는 것을 보면 그들의 예방과 대비책이 얼마나 철저하게 준비되어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는 어떠한가. 지난해에 이어 같은 시기와 장소에 태풍이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똑같은 피해를 입었다는 것은 얼마나 우리의 대비책이 허술한지를 단적으로 드러낸 것이다.

문제는 자연재해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자연재해를 극복하려는 노력과 대비책에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자연재해 대비책은 그야말로 주먹구구식에 그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부가 내놓는 대비책은 몇십년 동안 울궈먹은 똑같은 내용에 토씨 몇자 바꾼 내용이고 그마저도 일선 현장에서는 제때에 시행되지 않고 있다. 근본적이고 종합적인 대책은 수립되지도 않았으며 검토되고 있지도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고 보면 우리의 재해 대비책에 얼마나 많은 문제가 있는지 알 수 있다.

따라서 하루빨리 재해 대비책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며 여기에는 근본적이고 종합적인 대책 수립을 위해 모든 분야에서 철저히 검토되어야 할 것이다. 다행히 금년 연말까지 재해를 종합적으로 관리하는 기구인 소방방재청이 신설될 것으로 보여 기대를 해본다.

한편 지금 당장 피해를 입은 이재민들을 돕는 손길도 반드시 필요하다. 가스업계에서도 인력과 장비를 동원해서 복구 작업에 동참하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더 많은 지원을 요청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 모두가 이재민들의 아픔을 함께 나눌 때 이재민들도 희망을 갖고 재기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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