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투데이에너지 정석현 기자]탄소포집과 활용 및 저장 기술의 상용화 길이 열렸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AIST)은 오형석·이웅희 박사팀이 지구의 순환에 아이디어를 얻어 가역적 실리카-수산화물 순환을 통해 국소 pH 제어가 가능한 은-실리카 혼합 촉매를 개발했다고 최근 밝혔다.
연구원에 따르면 이번 연구 성과는 지구의 무기 탄소 순환이라 불리는 탄산염-규산염 순환으로 이산화탄소가 균형을 이루는 과정에서 착안됐다. 이산화탄소는 풍화 광물을 매립하는 동안 대기에서 제거되고 화산활동을 통해 대기 중으로 돌아온다. 규산염 암석이 풍화되면서 발생한 용해된 실리카로 인해 탄산염 암석이 되고 화산 작용을 거쳐 규산염 암석으로 재순환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이산화탄소 수치에 따라서 지구의 온도를 조절한다. 이 순환의 핵심 물질인 실리카를 전기화학적 CO2 전환 반응에 적용했다.
이산화탄소 포집, 활용, 저장을 뜻하는 CCU기술에 적용되는 촉매 가운데 은 촉매는 이산화탄소를 석유화학 제품 원료인 일산화탄소로 전환하는 데 가장 탁월한 성능을 지녔다. 그러나 은 촉매는 높은 전류밀도에서 촉매 표면의 입자들이 응집되거나 엉기는 현상이 발생해 일산화탄소에 대한 선택도가 급격하게 감소하는 등 아직 상용화 수준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연구팀은 은 촉매의 성능을 유지하기 위해 실리카를 혼합한 은-실리카 혼합 촉매를 개발했다. 이 촉매는 반응 중 생성되는 수산화물 이온(OH-)이 실리카와 결합해 규산염 형태로 녹았다가 중성 조건에서 다시 석출되면서 pH를 조절한다. 이를 통해 촉매의 물리적 구조 변경 없이 화학적 접근 방식만으로도 전류밀도가 높아지면서 발생하는 성능 저하 문제를 해결했다.
은-실리카 혼합 촉매는 높은 전류 밀도에서도 CO2 환원 성능과 내구성을 개선하는 데 성공해 전기화학적 CO2 전환 CCU 기술의 상용화 가능성을 크게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고전류 밀도에서도 높은 일산화탄소 선택도 및 가역성에 의한 장기간 성능 유지가 가능해 생산성 및 경제성을 높일 수 있다. 이를 위해 고효율 촉매의 대량생산을 위한 공정 최적화와 발전소, 석유화학 공장 등 산업시설에 적용을 위한 장기 내구성 검증 연구를 수행할 계획이다.
■용어 설명
실리카=이산화규소의 다른 말로 산소 원자 2개와 규소 원자 1개가 결합한 화학물질(SiO2)이다. 지각 중에 가장 많이 존재하는 성분으로, 토사 암석 속에 다른 성분과 결합한 규산염 광물로 존재하는 외에 순수한 상태에서는 규사, 규석으로 존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