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텍사스주 ESS 시설/미 에너지부 제공
미국 텍사스주 ESS 시설/미 에너지부 제공

[투데이에너지 이상석 기자] 미국 에너지부 산하 국립재생에너지연구소(NREL)는 최근 연방 토지의 재생에너지 잠재력에 대한 포괄적인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이 연구는 2035년까지 100% 청정 전력 달성과 2050년까지 탄소중립 경제 실현이라는 국가 목표 달성을 위한 연방 토지의 역할을 평가했다.

연구진은 지리공간 모델링과 전력 부문 모델링을 결합해 태양광, 육상 풍력, 지열 등 주요 재생에너지원의 기술적 잠재력과 미래 보급 전망을 분석했는데 토지관리국(BLM), 어류야생동물관리국(FWS), 산림청(USFS), 국방부(DOD) 등 주요 연방 토지 관리 기관들이 협력해 현실적인 토지 이용 제약조건을 반영했다.

분석 결과, 연방 소유 토지의 재생에너지 활용 잠재력을 추정한 시나리오에서 태양광 5750GW, 육상풍력 875GW, 지열 1105GW라는 매우 큰 추정치가 산출됐다. 이는 연방 토지 4400만 에이커에 해당하는 규모로 남한 면적의 5.4배에 해당하는데 특히 토지관리국 관할 토지가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하지만 실제 개발 가능성은 기술적 잠재력보다 훨씬 더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시나리오 7가지를 분석한 결과, 2035년 기준 연방 토지의 재생에너지 설비 용량은 26~270GW로 추정돼 전국 총 설비의 2~12.5%에 해당하며 2050년에는 32~533GW로 증가해 총 설비의 2~15%를 차지할 전망이다.

이와 같이 시나리오별로 큰 차이를 보인 이유는 원자력과 탄소포집저장(CCS) 기술 도입을 가정한 시나리오에서 가장 낮은 26~49GW로 전망된 반면, 연방 토지 개발에 유리한 조건을 가정한 시나리오에서는 231~270GW로 가장 높게 나타났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시나리오에서 태양광과 육상풍력이 비슷한 비중을 차지했고 지열은 상대적으로 적은 비중을 보였다.

이러한 재생에너지 개발에 따른 토지 이용 면적은 2035년 기준으로 미국 본토 면적의 4% 미만이며 직접 이용 면적은 0.75% 미만일 것으로 추정됐다. 풍력발전의 경우 전체 부지 중 실제 이용 면적 비율이 낮아 다른 용도와의 복합 이용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진은 "연방 토지의 재생에너지 잠재력이 상당하지만 실제 개발 규모는 기술 발전과 비용, 송전망 확충, 환경 영향 등 다양한 요인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며 "연방 토지의 재생에너지 개발이 국가 청정 에너지 목표 달성에 기여할 수 있지만 다른 토지 이용과의 균형을 고려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연방 정부의 청정 에너지 정책과 토지 관리 계획 수립에 중요한 기초 자료로 활용될 전망이다. 특히 연방 토지의 재생에너지 개발 잠재력과 한계를 종합적으로 분석함으로써 향후 구체적인 개발 계획 수립 시 고려해야 할 주요 쟁점들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다만 연구진은 이번 분석이 광범위한 스크리닝 수준의 평가라는 점을 강조하며 실제 개별 프로젝트 승인을 위해서는 더 상세한 현장 조사와 환경영향평가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한 알래스카와 하와이 등 본토 외 지역은 분석에서 제외됐다는 한계도 언급했다.

향후 과제로는 송전망 확충 계획과의 연계, 야생동물 서식지 등 생태계 영향 최소화 방안, 지역사회와의 협력 모델 개발 등이 제시됐다. 특히 서부 지역에 집중된 연방 토지의 재생에너지를 동부의 수요 지역으로 연결하기 위한 장거리 송전망 구축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결론적으로 이번 연구는 연방 토지가 미국의 청정 에너지 전환에 상당한 기여를 할 수 있음을 보여줬으나 동시에 환경 보호와 다양한 토지 이용 수요 간의 균형, 송전 인프라 확충 등 해결해야 할 과제들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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