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투데이에너지 신영균 기자]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LPG 총소비량은 1156만8000톤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3년 총소비량 1055만2000톤 대비 9.6% 증가한 양으로 지난해 글로벌 천연가스 수요 증가에 따라 LNG 가격이 상승했으나 LPG 가격은 안정세를 유지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SK가스와 E1은 2023년 12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국내 LPG 공급 가격을 8개월 연속 동결했다. 이후 양사는 8월에 국내 LPG 공급가격 인상을 단행했으나 9월과 10월, 11월에는 다시 3개월 연속 동결했고 12월에는 인상했다. 다만 인상 폭이 크지 않았다.
이에 따라 지난해 국내 LPG 소비량이 증가세로 돌아섰다. 특히 석유화학용 소비량은 625만2000톤으로 전년도인 2023년 소비량 515만8000톤 대비 21.2% 증가했다. 연료별로 살펴보면 지난해 석유화학용 프로판 소비량은 466만3000톤으로 2023년 411만7000톤 대비 13.3% 증가했다.

석유화학용 부탄 소비량은 가파른 증가세를 나타냈다. 지난해 158만9000톤이 소비돼 2023년 104만1000톤 대비 무려 52.6%나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나프타 가격 상승으로 국내에서 석유화학용 LPG 판매량이 증가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통상 석유화학용 LPG는 나프타 대비 80% 선에서 가격이 형성되는 편이다.
수송용 LPG 소비량도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수송용 부탄 소비량은 242만3000톤으로 2023년 241만9000톤 대비 0.1% 증가했다. 비록 증가율은 미미해보이나 LPG차 등록대수가 연간 기준으로 14년만에 증가한 특이사항이 눈여겨 볼만하다.
최근 대한LPG협회는 현대차 '포터2'와 기아 '봉고3'가 올해 1월말 기준으로 누적 판매대수 10만2405대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2023년 12월 출시 이후 약 1년여 만이다. 1톤 트럭의 판매 호조에 힘입어 LPG차 등록대수도 상승 반전했다.
국토교통부 자동차 등록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말 기준 국내 LPG차 등록대수는 모두 186만1402대로 2023년말 대비 1만5812대 증가했다. LPG차 등록대수가 연간 기준으로 증가한 것은 2010년 246만대로 정점을 찍은 이후 14년만이다.
한편 지난해 LPG 소비량을 연료별로 살펴보면 프로판은 736만4000톤으로 2023년 691만8000톤 대비 6.5% 증가했다. 부탄 소비량은 더 큰 폭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420만4000톤으로 2023년 363만4000톤 대비 15.7% 증가했다.
다만 가정·상업용 프로판 소비량은 지난해 170만4000톤으로 2023년 183만톤 대비 6.9% 감소했다. 이는 도시가스 공급 확대에 따른 영향으로 분석된다. 부탄 소비량은 지난해와 2023년 모두 7만8000톤 정도로 큰 변동이 없었다.

지난해 산업용 LPG 소비량 또한 증가했다. 프로판은 지난해 99만7000톤이 소비돼 2023년 97만1000톤 대비 2.7% 증가했으며 부탄은 지난해 11만4000톤으로 2023년 9만6000톤 대비 18.7% 증가했다. 이를 합산하면 지난해 산업용 LPG 전체 소비량은 111만1000톤으로 2023년 106만7000톤 대비 4.1% 증가했다.
이처럼 지난해 가정·상업용 프로판 소비량을 제외하고 수송용, 산업용, 석유화학용 LPG 소비량이 모두 증가했으나 올해는 국제유가 하락세가 진정되고 상승세로 전환할 가능성이 높아 보여 국내 LPG 소비량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올해 2분기 중 세계 석유 공급이 수요 대비 부족할 것으로 전망했다. EIA는 향후 이란과 베네수엘라의 원유 생산량 감소를 예상하며 이에 따른 영향으로 세계 석유 재고 감소세가 2분기까지 지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OPEC+의 감산 완화 선언에 대해 세계 석유 재고의 증가 속도를 조절하기 위해 실제 생산량 증가는 공언 목표보다 적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