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투데이에너지 신영균 기자] '역대 최악의 산불'로 경북·경남 지역 주유소들도 전소되는 피해가 발생했다. 경북 영덕군 낙평리에서는 산불로 주유소가 전소되는 피해가 발생했다. 주유소에 주차한 탱크로리 또한 전소됐다.
경북 안동시 일직면 조탑리 소재 주유소에도 불길이 번지는 상황이 발생했으며 그 외 지역에서도 소방대원과 주민들이 주유소 인근에서 산불 진화에 필사적으로 나서는 사례가 빈번했다. 산불이 주유소 앞까지 밀려왔으나 소방당국이 방화선을 구축해 불이 옮겨 붙지 않은 사례도 확인됐다.
이에 산과 인접한 전국 주유소에는 산불에 대비해 차단벽이나 방화선 구축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는 "올해 산불이 244건 발생했으며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2.4배"라고 밝혔다.
이처럼 이번 산불 피해가 심각한 원인은 강풍특보 수준의 바람과 건조한 날씨 때문인 것으로 드러났다. 그 결과 의성 산불은 단 몇 시간 만에 안동과 청송, 영양, 영덕까지 확대되는 등 산불이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확산됐다.

산불로 인해 주유소에 화재가 발생할 경우 재산 피해보다 심각한 것은 인명피해다. 주유소 화재 시 휘발유, 경유 등 인화성 물질로 인해 폭발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며 그로 인해 대형 화재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화재와 폭발로 인해 화상, 질식, 건물 붕괴 등으로 사망자나 부상자가 발생할 수 있으며 주유소 시설뿐만 아니라 주변 건물, 차량, 도로 등 광범위한 재산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 또한 주유소에서 유출된 기름으로 인해 토양과 수질이 오염되고 화재로 인한 유독가스가 대기를 오염시킬 수 있다.
실제로 2009년 미국 텍사스 주유소에서 폭발 사고가 발생해 3명이 사망하고 7명이 부상당했으며 인도 뭄바이에서는 2014년 주유소 폭발 사고로 5명이 사망하고 20명이 부상당했다.
이란에서도 2019년 주유소 폭발 사고로 직원과 차량 운전자 등이 심각한 화상을 입었으며 이중 사망자가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 역시 그간 산불로 인해 크고 작은 주유소 화재가 발생했으나 다행히도 해외 사고 사례처럼 심각한 피해가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화재 발생 시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자동화된 소방 시스템을 설치하고 소방 훈련을 주기적으로 실시해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특히 주유소 주변에서 산불 발생 시 이를 즉시 감지하고 대응할 수 있는 경고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최신 기상 예보 시스템과 연동해 산불 발생 가능성을 미리 파악할 수 있는 시스템 역시 필요하다.
화재를 초기에 진압할 수 있도록 소화기와 스프링클러 시스템 등 소방 시설도 강화해야 하며 연료가 저장된 탱크와 관련 시설은 화재가 발생할 경우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방화벽을 설치하고 방화 구조로 강화해야 한다.
산불 발생 가능성이 높은 지역에서는 바람과 기온을 고려한 연료 취급 절차 교육도 필요하다. 또한 주유소 주변에 나무나 풀 등 산불 위험 요소가 될 수 있는 자연물을 정리하고 불꽃이 번질 수 있는 모든 요소를 제거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 외 주유소 주변에 방화선을 만들어 불꽃이 주유소로 확산되지 않도록 조치할 필요가 있다.
한편 2019년 4월 4일 강원도 고성군 소재 주유소에서는 길 건너편 도로변에 설치된 전신주에서 확산한 불씨로 대형 산불이 발생했다. 산불로 인해 899억원에 달하는 재산피해가 발생했으며 산림 1260ha가 소실되고 주민 2명이 부상당했다.
당시 속초시 주유소에서 근무 중인 직원은 “소방차가 지나가는 길목에 주유소가 있는데 전화해도 한 대도 안 왔다”며 하소연했다. 이처럼 인력과 장비 부족으로 화재 현장에서는 답답함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이에 정부와 지자체 차원에서 산불이 발생할 경우 주유소 안전을 강화하는 인력과 장비 확충에 대한 대책 마련도 시급한 상황이다.
주목할 만한 점은 산불로 인한 화재 발생 시 LPG 충전소가 주유소보다 피해 규모가 훨씬 더 클 것이 유력하기에 충전소에 대한 안전관리 대책과 시스템 강화 역시 서둘러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