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재근 대표
오재근 대표

 

[투데이에너지] 

결로란 습한 공기가 차가운 벽, 천장 또는 바닥과 같은 표면에 접촉하면서 공기 중의 수분이 응축되어 물방울로 맺히는 현상을 말한다. 이는 공기와 접촉한 물체의 표면온도가 해당 공기의 노점온도 이하로 내려갈 때 발생하며, 만약 온도가 0℃ 이하일 경우 결빙으로 이어질 수 있다. 결로는 주로 단열이 부족한 외벽 및 인접한 내벽, 최상층의 천장, 유리창, 환기가 부족한 발코니, 드레스룸, 세탁실 등과 같은 부위에서 발생하는데 단열이 충분히 이루어진 부위라도 모서리 부분이나 벽체가 수직으로 만나는 곳에서 결로 발생 가능성이 높은데 이유는 공기의 높은 습도와 차가운 구조체 표면이 결로 형성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결로의 종류로는 구조체 내부측 재료의 투습성이 높거나 벽체 내부 공간(이중벽)에 정체된 습한 공기로 구조체 온도가 결로점 이하로 내려가게 되면 발생하는 내부 결로와 온열 환경에 따른 영향으로 공기에 포함된 수증기가 냉각되어 표면에 응결하는 표면 결로가 있다.

특히 공동주택은 다양한 생활 습관을 가진 사람들이 함께 거주하는 공간으로, 세대마다 실내 온열 환경에 큰 차이가 있으며, 이것은 결로 발생 여부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 온열 환경은 환경적 요인(기온, 습도, 기류, 복사열)과 인간적 요인(활동량, 착의량)에 의해 결정되고, 결로를 유발하는 핵심 요소는 온도와 습도이다.

최근에는 정부의 제로에너지 정책 시행과 에너지 절약을 위한 건축물의 고기밀화가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으며, 이러한 고기밀화로 인해 환기량 부족과 이로 인해 내부의 높은 습도가 효과적으로 외부로 배출되지 못하는 점이 결로 발생의 주요 원인으로 결로가 발생하면 벽체와 같은 구조체 및 다양한 가구류, 위생도기에 얼룩과 변색이 나타날 뿐만 아니라, 곰팡이와 유해균이 생성되고, 이러한 결로현상은 실내 공기 환경에 악영향을 미쳐 호흡기 질환 등 건강 문제를 유발할 수 있다.

또한, 결로와 관련된 분쟁 사례가 증가하고 있는데 입주민들이 소비자원에 집단 분쟁 조정을 신청하며 피해 보상을 요구하는 사례가 늘고 있으며, 결로 발생 부위는 발코니뿐만 아니라 침실, 욕실, 주방, 드레스룸, 세탁실 등 실내 전반으로 확대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이미 2013년 12월부터 500세대 이상의 공동주택을 대상으로 출입문, 벽체 접합부, 유리창 등에서의 결로방지 성능을 강화하기 위해 「공동주택 결로방지를 위한 설계기준」을 제정하였고 주요 내용으로 ‘온도차이비(TDR)’ 기준을 도입하였다. 이 기준은 해당 부위의 실내온도와 표면온도의 온도 차이 값을 일정 수치 이하로 규정하여 최소한의 결로방지 성능을 확보하도록 하고 있는 것이 주요 골자로 결로방지 가이드라인을 배포하는 등 결로 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대응해 오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정책적 노력에도 불구하고, 최근 5년간 하자 심사·분쟁조정위원회에 접수된 결로 관련하자는 전체의 11.66% 정도로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으며, 이러한 문제는 구조적 결함과 사용자 요인으로 과도한 가습, 난방 시간에 따른 온도변동 등이 포함되는데 대다수의 결로로 인한 문제는 환기를 통해 충분히 방지할 수 있다.

환기란 실내의 오염된 공기를 신속히 외부로 배출하고, 신선한 외부 공기를 실내로 도입하는 과정으로, 이는 결로 발생 요인 중 가장 중요한 습도를 제거하는 데 아주 효과적이고 가성비 좋은 방법이다. 우리나라는 공동주택 및 다중이용시설에 일정 수준 이상의 환기를 적용하도록 강제 규정하고 있고, 주택의 부엌, 욕실, 화장실에 외기에 면하는 창을 설치하거나, ‘배기설비’를 갖추도록 하고 있는 바, 주택 구조상 창을 설치할 수 없는 구조가 대부분인 공동주택의 경우는 기계적 ‘배기설비’ 가 주를 이루고 있는 실정이다. 환기방식으로는 ‘기계환기설비’, ‘자연환기설비’, ‘혼합형환기설비’가 있다. 이러한 환기시설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경우, 실내와 외부의 온도 차이를 줄이고 습도를 낮추어 결로를 방지할 수 있다. 특히, 드레스룸과 같이 욕실과 인접한 공간에서 다습한 공기가 신속히 외부로 배출되지 않을 경우, 결로뿐만 아니라 곰팡이로 인해 고가의 의류가 손상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데 이때 습도에 따라 배기팬이 자동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기계환기설비’를 활용하면 적정 습도 유지가 가능하고 결로방지에 매우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환기를 통해 실내 습도를 적정 수준으로 유지함으로써 노점온도를 낮출 수 있으며, 구조체의 표면온도를 상승시켜 결로 발생을 억제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생활방식에 따라서도 결로를 방지할 수 있는데 세탁물을 건조하거나 주방에서 조리를 마친 후에는 신속히 환기하고, 실내에 습도계를 비치하고 습도가 높은 경우 원인 제거와 환기장치를 가동하는 등의 적극적이고 다양한 방법이 있으므로 높은 습도를 실내에 가두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따라서 가구마다 생활환경이나 외부 환경을 고려한 적절한 환기는 결로를 방지할 뿐만 아니라 사용자의 호흡기 계통의 건강과 시설물의 내구성 향상에 큰 도움을 주는 가장 가성비 좋은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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