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투데이에너지 김은국 기자]
미국과 중국 간 무역 갈등이 심화되면서 중국이 미국산 LNG를 자국 내 소비 대신 유럽 등 제3국으로 재판매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최근 들어 중국이 체결한 다년 계약물량과 국내 경기 부진이 겹치면서 이러한 흐름은 더욱 가속화할 전망이다.
중국은 올해 2월, 미국산 LNG에 대해 15%의 관세를 부과한 데 이어, 미국이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34%의 추가 관세를 결정하자 4월 10일부터 모든 미국산 제품에 대해 보복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미국산 LNG의 중국 내 수입 비용이 급격히 상승했고, 중국 수입업체들은 수익성 확보를 위해 확보한 물량을 유럽 시장에 다시 판매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및 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동안 중국의 미국산 LNG 재판매량은 이미 지난해 전체 재판매량의 약 70%에 달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특히 2월 중국의 LNG 수입량은 450만 톤으로, 2022년 4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며 내수 시장 침체가 더욱 심화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장기 계약으로 확보한 물량을 자국 수요 감소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인수해야 하는 상황에서, 이를 제3국에 재판매하는 것은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분석했다. 유럽은 러시아산 천연가스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적극적으로 LNG 수입을 확대하고 있어, 중국산 미국 LNG의 유럽행은 향후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한편, 미국 에너지정보청(EIA, Energy Information Administration)이 최근 발표한 단기 에너지전망보고서(STEO, Short-Term Energy Outlook)에 따르면, 미국은 2024년과 2025년 동안 LNG 수출량이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미·중 갈등이 장기화될 경우, 미국 LNG 수출 경로와 글로벌 시장의 유통구조에도 상당한 변동성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