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투데이에너지 ]
대기오염을 정의하며 빠지지 않는 키워드가 있으니 바로 자연적인 현상이 아닌 인간의 활동 에서 비롯된 상태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사실 애매한 표현이다.
중국에서 발원하는 황사 현상은 삼국시대부터 관찰되고 토우(흙비)라는 이름으로 기록된바 있다. 1990년대 말에 이르러서야 황사가 태평양을 건너 미국 캘리포니아주 서해안까지 도달하는 모습이 인공위성에 포착된 이후부터 국제적인 관심사로 떠올랐고, 중국 정부와 우리나 라를 중심으로 사막화를 막기 위한 본격적인 연구가 시작되었다.
건조한 봄철에 발생하는 자연적인 현상으로만 여겨졌던 황사가 무책임한 목축업에 의해 가속화되었고, 인간의 노력으로 줄어들 수 있다는 새로운 시각을 갖게 된 계기다.
현 상황에서 인류 문명에 가장 큰 위협으로 여겨지는 기후변화 또한 그 원인과 책임에 대한 국제적인 합의가 이루어진 것은 그다지 먼 과거가 아니다. 1990 년대 말 대기환경 관련한 토론 수업에서 기후변 화가 주기적인 태양 활동이 변동하는 결과일 뿐이라는 주장이 거리낌 없이 발표되곤 하였다.
여러가지 통계자료를 동원하며 기후변화란 일부 과학자들의 음모론에 불과하다는 회의론적 환경론자와 같은 책이 2000년대 초반까지 버젓이 출판되었다.
이제 기후변화는 극지역 빙하 손실과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 정도에 그치지 않고 보다 빈번 해지고 강해지는 태풍, 빙토에 잠자고 있던 바이러스들의 활동 재개, 해가 갈수록 심해지는 산불을 통해 우리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애국가에 나오는 남산 위의 저 소나무가 한반도에서 사라질 시기가 멀지 않았다.
최근 10년 간 가장 큰 규모로 보고된 것은 2020년 호주에서 발생한 산불인데 대한민국 면적(10만210 ㎢) 보다도 넓은 1100만 헥타르 정도가 불길에 휩싸였다.
29명이 목숨을 잃고, 2100 채 이상의 주택이 소실되었으며, 호주의 상징인 코알라를 비롯한약 10억 마리 이상의 야생 동물이 죽은 것으로 추정되었다.
대도시인 시드니와 브리즈번의 대기오염 수준이 거의 매일 세계 최고 수준을 기록하여 호흡기 환자가 급증하였을 뿐 아니라 산불에 의한 대기오염물질들이 2000 km 떨어진 뉴질랜드까지 날아 갈 정도였다.
우리나라에서도 올 봄에 경남 산청군, 경북 의성, 울주군에서 며칠에 걸친 산불이 발생하였으며 건조한 날씨와 강한 바람이 주요 원인으로 지적된 바 있다.
인명과 재산 피해는 말할 것도 없고 단순하게 산림 연소에 따른 에너지 손실을 따져 보면(약 18~24 MJ/kg, 50~100 톤/헥타르, ~3만6000 헥타 르) 대략 수십 PJ (1 PJ =1015 J)의 열량을 대기 중으로 날려 보낸 셈이다.
기후변화로 심화된 산불이 다시 대기 온도를 높이는 꼴이다.
이번 봄철 산불의 원인으로 자연적인 기후 조건 외에도 송진으로 가득 찬 침엽수로 치우친 산림 조성 때문에 마치 토오치처럼 불길이 타올 랐다든지, 소나무 병충해를 방치하여 바싹 말라 죽은 나무들이 땔감으로 작용했다든지 하는 점들이 지적되고 있다. 심지어 산불 전파를 막을 목적으로 건설한 임도가 설계 부족으로 말미암아 오히려 옆 방향으로의 바람을이 불어오게 된다는 발생시킨다는 우려도 있다.
우리는 더 이상 황사를 현상을 하늘의 뜻으로 여기는 시대가 아니라 인공위성으로 기후 변화를 모니터링하고 대응해 나가는 현대 과학문명 시대에 살고 있다. 뜨거운 산불로 흩어질 열에 너지 보다 LED 등을 밝히는 전기에너지가 더고품질 에너지이듯이 차분하고 밝은 안목으로 자연재해를 선진적으로 해결해 나갈 미래를 고대한다. 기후변화는 더욱 심각해지고 있고 봄철 산불 위험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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