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의순 한국석유관리원 미래기술연구소 연구위원
임의순 한국석유관리원 미래기술연구소 연구위원

 

[투데이에너지]

항공기를 이용하는 승객수는 연간 약 40억명으로 추산되며 2050년까지 약 2배 수준으로 증가할 것이라는 예측이 있다. 우리나라는 세계 항공운송 9위의 항공산업 강국으로 동북아 국제허브공항 인천국제공항을 거점으로 15개의 민간공항을 운영하고 있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항공연료는 전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2.5%를 차지하고 있으며 항공기가 높은 고도로 운항하므로 지구대기의 온실효과는 실제보다 6배 크다고 한다. 그래서 대형 배터리를 장착한 전기 항공기와 수소를 연료로 하는 수소 전기 항공기를 대안으로 하는 검토가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전기 항공기는 배터리의 무게로 인하여 장거리 비행이 불가능하며 수소 전기 항공기는 초기 단계 실정이고 수소의 충전 인프라 구축 등으로 초단거리만 운행이 가능한 상황이다. 

B사의 최대이륙 중량 397톤 장거리 노선 전용 대형여객기는 항공유 약 21만 6000리터를 주유하여 1만 3000km를 운항할 수 있다고 한다. 이는 중형 승용차 2000cc 기준으로 3000대가량의 주유량이다.

국제선 비행기의 순항을 위한 높이는 약 10~12km이며 이때 외기 온도는 약 -40℃ 정도이다. 국제선 여객기의 순항고도가 높은 이유는 기상변화에 영향을 덜 받을 수 있고 공기의 저항을 줄여 연료의 효율을 향상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항공유는 지상 12km 상공의 고고도를 비행하는 항공기의 특성상 전하가 발생하였을 시 이를 분산해 줄 수 있는 전기전도도를 가져야 하고 고공의 외기가 약 -40℃ 정도이므로 항공유에 혼입될 수 있는 극미량의 물이 얼지 않도록 빙결방지제 등을 첨가하여 항공유의 품질특성을 만족해야 한다.

항공유는 항공휘발유와 항공 터빈유로 나눌 수 있는데 항공휘발유는 왕복 엔진으로 구동하는 연료로 경비행기에 사용된다. 대륙 간 장거리를 비행하는 대형항공기는 항공 터빈유로 등유계(Kerosene) 연료를 사용한다.

대기 환경 개선과 온실가스 저감을 위하여 국제민간항공기구(ICAO)는 탄소배출권 구매상쇄의무(CORSIA)제도를 193개국을 대상으로 2027년부터 의무화할 계획이다. CORSIA 제도는 국제온실가스 배출량을 2019년 수준으로 동결하고 초과량은 배출권을 구매해 상쇄하는 제도이다.

우리나라는 이 제도에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있으나 2027년 의무화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로 지난해 2월 ‘국제항공 탄소법’이 국회를 통과했다. 최대 이륙중량 5.7톤 이상의 항공기가 국제선 운항 과정에서 배출한 탄소량이 1만톤 이상일 경우 항공기를 운영하는 항공사는 ‘이행 의무자’로 지정된다. 우리나라 항공사는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등 8개 항공사가 이행 의무자에 포함된다. 

항공업계가 탄소 배출을 줄이고자 하는 가장 현실적인 대안으로는 지속가능항공유(SAF, Sustainable Aviation Fuel)의 생산과 사용이다. SAF는 기존의 항공유에 혼합하여 사용할 수 있고 기존의 저장탱크 등 유통공급망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SAF는 지속가능한 연료로 폐식용유, 동물성유, 미세조류, 폐목재 등 바이오매스를 이용하여 생산된 항공연료이다. SAF라고 해서 CO2를 발생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러한 동식물성은 성장 과정에서 CO2를 흡수하여 성장했기 때문에 전주기 분석을 통해 SAF를 사용하면 CO2 감축을 인정받을 수 있다. EU는 유럽공항에서 이륙하는 모든 항공기에 SAF 2% 사용을 올해부터 의무화하였고 점진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2025년 2% → 2030년 6% → 2035년 20% → 2050년 70%)

일본과 영국은 2030년까지 SAF 10%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싱가포르 창의공항도 2026년부터 SAF 1% 의무화를 발표했다. 미국은 2030년까지 SAF를 연간 30억 갤런, 2050년에는 350억 갤런을 생산한다는 목표로 미국 내 항공연료 수요를 SAF로 100% 대체하겠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국내에서는 항공사와 정유사가 참여하는 인천-LA 노선의 SAF 2~4% 실증연구 후 항공업계의 SAF 실운항에 따른 사용을 통해 안전성을 입증했다. 이를 기반으로 국내 사용 확대를 위한 법적인 제도 정비가 마무리되면 항공유 수출 1위의 위상에 맞는 글로벌 SAF 시장을 선도해 갈 수 있는 기반이 갖추어질 것으로 본다. 국가 온실가스 저감 목표 달성을 위하여 항공부문의 SAF가 우리나라 신산업으로 성장함은 물론이고 온실가스저감에 일익을 담당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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