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NG 캐나다의 본격 가동과 알래스카 LNG의 재부상은 그동안 미국이 주도하던 북미 LNG 수출 구조에 균열을 예고한다. /픽사베이  제공
LNG 캐나다의 본격 가동과 알래스카 LNG의 재부상은 그동안 미국이 주도하던 북미 LNG 수출 구조에 균열을 예고한다. /픽사베이  제공

 

[투데이에너지 김은국 기자]

캐나다 밴쿠버항이 Seaspan Garibaldi호를 통해 첫 크루즈선 LNG 벙커링을 성공적으로 수행하면서, 북미 해운업계의 연료 전환 흐름에 실질적인 전환점이 만들어졌다. 이번 벙커링은 단순한 기술적 성공을 넘어, 탈탄소 해운·항만 정책, 민간 연료공급 인프라, 대체연료 수용성 확대 측면에서 세 가지 중대한 함의를 지닌다.

■ LNG는 ‘기술 가능한 대안’이라는 확신

밴쿠버항은 수년 전부터 바이오연료 벙커링은 제한적으로 허용했지만, LNG는 이번이 처음이다. LNG는 기존 해양 중유보다 황산화물(SOx), 질소산화물(NOx), 미세먼지(PM) 배출을 80~90% 이상 줄일 수 있는 실질적인 대체연료이며, 온실가스 감축 효과도 20~25%에 이른다. 이번 벙커링을 통해 LNG가 크루즈선·대형 선박에도 안정적으로 공급 가능하다는 ‘실증 모델’이 입증된 것이다.

■ 항만 정책이 대체연료 도입의 속도를 결정한다

밴쿠버항은 2020년부터 LNG 벙커링을 위한 규제·승인 체계를 정비해 왔으며, LNG를 최초로 공식 승인한 대체연료로 설정했다. 이는 단순 인프라를 넘어, 항만 운영 주체가 연료 전환의 촉진자(facilitator)로 나선 사례다. 항만이 연료 다양성을 포용하지 않으면 선사들도 탈탄소 선박 투자를 주저할 수밖에 없다. 반대로 항만이 제도적·물류적 기반을 제공하면 선사의 대체연료 수용성도 동반 상승한다.

■ LNG는 끝이 아니라 시작…암모니아·메탄올 시대의 ‘파일럿’

Seaspan Energy는 이번 벙커링을 통해 LNG 공급 경험을 축적하고 있으며, 이는 향후 암모니아, 메탄올 등 차세대 연료의 안전 도입을 위한 '운영 노하우' 기반이 된다. LNG는 IMO 2050 목표로 가는 ‘과도기 연료(Transition Fuel)’로서 실질적 브리지 역할을 수행한다. 따라서 이번 사례는 단기적 LNG 도입을 넘어, 밴쿠버항이 대체연료 벙커링 허브로 도약하기 위한 첫 단추라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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