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집약 산업에서 AI 활용 시 2035년까지 에너지 소비절감 효과 그래프./ IEA(2025.4.), Energy and AI
에너지집약 산업에서 AI 활용 시 2035년까지 에너지 소비절감 효과 그래프./ IEA(2025.4.), Energy and AI

[투데이에너지 윤철순 기자] 인공지능(AI)이 에너지 산업의 판을 바꾸고 있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이 ‘세계에너지시장 인사이트’를 통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에너지 산업 전반에서 AI 활용이 향후 급속히 확산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전력화와 디지털화, 재생에너지 확산 같은 구조적 전환 속에서 AI가 에너지 시스템의 효율성과 안정성 확보에 핵심 도구로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공급 측면...“AI로 탐사 정확도·발전 효율 모두 향상”

에너지 공급 부문에서는 석유·가스 탐사, 발전소 운영 등 고비용 고위험 분야에서 AI의 가치가 특히 두드러진다. 다국적 석유기업들은 이미 수천 건의 탐사 데이터를 AI로 분석해 시추 성공률을 높이고 있으며, 시추기간 단축과 생산량 예측 정확도 향상도 실현되고 있다.

전력부문에선 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을 완화하는데 AI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태양광, 풍력발전량 예측 정밀도를 높이는 동시에 전력저장장치(ESS) 운영 효율을 최적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IEA는 AI 도입 시 발전소의 유지보수 비용이 2035년까지 최대 10% 절감되고, 설비 수명이 평균 4년 연장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재생에너지 기반의 전력망 안정성을 확보하는 결정적 수단으로 주목된다.

수요 측면...산업·운송·건물 부문까지 AI 전면 확대

수요 측면에서도 AI의 확산은 뚜렷한 추세다. 산업 부문에서는 에너지 집약적 공정의 자동화와 최적화가 AI를 통해 가능해졌고, 이로 인해 에너지 소비량을 2~6% 절감할 수 있다는 데이터가 제시됐다.

실제 룩셈부르크의 철강기업 ArcelorMittal, 독일 시멘트기업 Heidelberg Materials는 AI를 활용한 실시간 에너지 관리로 에너지 소비를 3% 줄인 바 있다.

전력부문 AI 활용도/ IEA(2025.4.), Energy and AI
전력부문 AI 활용도/ IEA(2025.4.), Energy and AI

운송부문에서는 AI 기반 경로 최적화와 수요예측 기술이 연료소비 절감과 온실가스 감축을 견인하고 있다. IEA는 화물운송의 공차율을 AI로 최대 50% 낮춰 도로부문 탄소배출량을 5% 감축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승용차의 경우 에코드라이빙 알고리즘 도입으로 최대 20%의 연료 절감이 가능하며, 항공·선박·철도 등 비도로 운송수단에서도 두 자릿수의 연료소비 절감 효과가 기대된다.

건물 부문에서도 에너지관리시스템(BEMS) 등 디지털 솔루션에 AI가 접목되며, 신축건물을 중심으로 에너지 효율 개선이 가시화되고 있다. 예컨대 스웨덴의 한 건물관리사는 600여 개 학교에 AI 기반 시스템을 도입해 전력 소비를 10% 줄였다.

기술 확산 가속화...정책·투자 연계 시너지 기대

AI 도입에 따른 경제적·환경적 효과가 실증되면서 기업과 정부의 관심도 급격히 높아지고 있다. IEA는 이러한 추세가 AI 기술개발과 혁신투자, 정책지원 간의 선순환을 촉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기후위기 대응, 에너지비용 상승, 시스템 불안정이라는 삼중고를 겪는 현 시점에서 AI는 ‘비용절감–효율향상–탄소감축’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전략적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AI가 더 이상 에너지산업의 부가적인 기술이 아닌, 경쟁력의 전제가 되는 시대가 도래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에너지 전환과 탄소중립을 위한 ‘디지털 스위치’로서 AI의 역할은 앞으로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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