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계 단계부터 친환경성을 고려한 데이터센터./카카오 제공
설계 단계부터 친환경성을 고려한 데이터센터./카카오 제공

 

[투데이에너지 김은국 기자]

2024년 전 세계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비는 약 415TWh로, 이는 전체 전력 소비의 1.5% 수준이다. 그러나 인공지능(AI) 연산 증가와 클라우드 확장으로 인해 이 수치는 2030년까지 약 945TWh로 두 배 이상 급증할 전망이다. 이는 전체 전력 소비 증가의 10% 미만을 차지하지만, 그 증가 속도는 전체 평균의 4배에 달한다.

특히 가속서버(accelerated server)의 확산이 핵심이다. 이들의 전력 소비는 연평균 30%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2030년 전력소비 증가분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분석된다.

■ 미국·중국, 전력 소비 증가 주도…‘디지털 패권’이 전력패권으로

2030년까지 미국은 2024년 대비 약 240TWh, 중국은 약 175TWh의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 증가가 예상된다. 두 나라의 증가분이 전체 세계 증가분의 80%에 해당한다.

미국은 2030년 기준 1인당 데이터센터 전력소비가 1200kWh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미국 가구 연간 소비의 10%에 가까운 수치다. 반면 유럽과 일본은 증가세는 다소 완만하지만, 여전히 상위 소비국으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 전력 공급은 재생에너지 + 가스 + SMR 중심으로 재편

2030년까지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비 증가분 중 절반은 재생에너지가 충당할 것으로 보인다. 태양광과 풍력 중심의 재생에너지 발전은 연평균 22%씩 증가하며, 테크기업들의 공동입지(co-located) 방식 PPA 계약이 크게 늘고 있다.

그러나 단기적으로는 미국은 천연가스, 중국은 석탄 발전 의존도가 여전히 높다. 2030년 이후에는 양국 모두에서 소형모듈형 원자로(SMR)의 상업 운영이 시작되면서 저탄소 기저전력의 역할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2035년까지 데이터센터 전력용 발전량의 55% 이상이 재생에너지 및 원자력으로 충당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미국 내 일부 유틸리티들은 통합자원계획(IRP)을 수정해 가스발전소와 재생에너지 설비를 대거 신설하고 있다.

■ 탄소 배출은 2030년 정점…‘고효율 시나리오’에서만 의미있는 감축 기대

IEA는 데이터센터 관련 CO₂ 배출이 2030년경 약 320MtCO₂로 정점을 찍은 후, 2035년경 약 300MtCO₂ 수준으로 소폭 감소할 것으로 본다.

다만 고효율 시나리오에서는 2030년 배출량이 기준 대비 20% 낮고, 저성장 시나리오에서는 215MtCO₂까지 감소 가능하다는 낙관적 예측도 포함된다.

 

■ 용어 설명 :

 · 가속서버(accelerated server) = 인공지능(AI) 학습 및 추론, 빅데이터 분석, 고성능 컴퓨팅(HPC, High-Performance Computing), 과학 시뮬레이션 등 특정 유형의 복잡한 연산을 빠르고 효율적으로 처리하기 위해 특별히 설계된 서버. 일반적인 서버가 CPU(중앙처리장치)를 중심으로 작동하는 반면, 가속서버는 CPU 외에 GPU(그래픽처리장치)나 기타 전용 가속기(Accelerator)가 핵심 구성 요소이다. CPU는 다양한 종류의 연산을 순차적으로 처리하는 데 뛰어나지만, AI 학습처럼 수많은 데이터를 동시에 병렬로 처리해야 하는 작업에는 비효율적이다. GPU는 본래 그래픽 처리를 위해 개발되었지만, 수천 개의 작은 코어를 병렬로 구동하여 대규모 데이터를 동시에 처리하는 데 탁월한 성능을 발휘한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GPU는 AI 연산에 최적화된 가속기로 활용되고 있다. 이 외에도 FPGA(Field-Programmable Gate Array), ASIC(Application-Specific Integrated Circuit) 등 특정 목적에 맞게 설계된 가속기들도 사용된다.  가속서버의 확산은 데이터센터의 전체 전력 소비량을 크게 증가시키는 주된 원인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가속서버의 전력 소비는 연평균 30% 증가하여 2030년 전력 소비 증가분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으로 전망한다. 가속서버의 도입은 데이터센터의 냉각 시스템, 전력 공급 장치, 네트워크 구성 등 전반적인 인프라 설계에 큰 변화를 요구한다. 고밀도 전력 공급과 효율적인 열 관리가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저작권자 © 투데이에너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