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은 2025년 WTI 유가가 배럴당 60달러를 밑돌 것으로 전망하며, 공급 증가와 수요 정체가 장기적 가격 하락 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픽사베이
은행권은 2025년 WTI 유가가 배럴당 60달러를 밑돌 것으로 전망하며, 공급 증가와 수요 정체가 장기적 가격 하락 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픽사베이

 

[투데이에너지 김은국 기자]

2025년 미국산 원유(WTI, West Texas Intermediate) 가격이 배럴당 60달러를 밑돌 것이라는 전망이 은행권에서 잇따르고 있다.

미국 로펌 헤인스 분(Haynes Boone)이 28개 은행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5년 봄 에너지 가격 전망 조사(Spring 2025 Energy Bank Price Deck Survey)’에 따르면, 은행들은 올해 WTI 유가가 평균 58.30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지난해 가을 조사(61.89달러) 대비 5.8% 하락한 수치로, 4월 한 달간 10달러 가까이 급락한 시장 흐름이 반영된 결과다.

은행권의 전망 하향은 OPEC+와 미국의 원유 생산 증가, 그리고 글로벌 수요 성장세의 정체에 따른 공급 과잉 우려가 주요 배경으로 꼽힌다. 헤인스 분은 “OPEC+의 증산과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친생산·규제완화 정책이 맞물리면서, 수요가 크게 늘지 않는 상황에서 유가 하락 압력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은행들은 단기적인 무역정책이나 시장 변동성보다는 공급과 수요의 펀더멘털에 주목하고 있다. 헤인스 분 에너지그룹 파트너 킴 마이(Kim Mai)는 “4월의 급락은 반영됐지만, 은행들은 단기 변동성에 흔들리지 않고 시장의 기초 체력에 신뢰를 보이고 있다”며 “장기적으로는 공급과 수요가 재균형을 이룰 것이라는 신호”라고 밝혔다.

실제로 은행들의 가격 전망은 시장 가격보다 다소 보수적이다. 5일 현재 WTI 현물가격은 63달러 선에서 거래되고 있지만, 은행들은 2025년 이후 2034년까지도 평균 56~57달러대의 박스권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셰일업계의 손익분기점(약 63달러)에 근접한 수준으로, WTI가 60달러 이하로 떨어질 경우 미국 셰일 생산이 둔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댈러스 연준 에너지 서베이에서도 업계는 신규 유정 개발에 평균 65달러 이상의 유가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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