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펠탑 분수대에 뛰어든 사람들 /  사진 출처 : Vietnam.vn
에펠탑 분수대에 뛰어든 사람들 / 사진 출처 : Vietnam.vn

[투데이에너지 박명종 기자]

유럽 전역이 연일 40도를 넘나드는 극한 폭염에 시달리고 있는 가운데, 일부 지역에서는 역사적 최고기온을 경신하며 기후변화의 심각성이 다시 한번 부각되고 있다.

1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프랑스, 스페인, 포르투갈, 이탈리아, 독일, 영국 등 유럽 주요국에 폭염 경보가 발령된 상황에서 일부 지역은 2일 최고 기온을 다시 경신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포르투갈 기상청은 지난 29일 중부 에보라 지역 모라에서 최고 기온 46.6도를 기록하며 포르투갈 6월 최고 기온과 역사상 5번째로 더운 날을 동시에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웃나라 스페인 역시 지난 28일 남서부 엘그라나도에서 46도를 기록하며 60년 만에 최고 기온을 갈아치웠다. 스페인 기상청은 40도를 넘는 폭염이 오는 3일까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프랑스 전역에도 40도가 넘는 폭염이 덮치면서 학교 200여 곳이 휴교령을 내렸고, 남부 지역 산맥에서는 여러 건의 산불이 발생했다. 프랑스 기상청은 1일 낮 12시 기준으로 파리와 15개 지역에 폭염 적색경보를 발령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이번 폭염은 지속 기간, 지리적 범위, 강도 측면에서 특별한 경계가 필요하다"며 "1∼2일 사이에 폭염이 매우 심각한 수준에 이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피해는 곳곳에서 속출하고 있다. 이탈리아 응급의학회는 전국 병원 응급실에서 열사병 환자가 10% 증가했다고 AFP통신에 전했다. 독일에서는 폭염으로 인해 해상 운송로인 라인강 수위가 낮아져 화물선 운송량이 제한되고 운송 비용이 상승하는 등 경제적 타격도 나타나고 있다.

기상학자들은 기후변화로 인해 폭염이 점점 더 심화되고 길어지며 빈번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코페르니쿠스기후변화서비스(C3S)와 세계기상기구(WMO)가 공개한 유럽기후 현황(ESOTC) 보고서에 따르면, 유럽에서는 폭염 관련 사망률이 지난 20년 동안 약 3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스페인 기상청은 1975년부터 2000년까지 6월 폭염이 2건밖에 기록되지 않았으나 2000년 이후 9건으로 급증했다고 밝혔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연구진이 지난 16일 미 국립과학원회보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폭염과 폭우 등의 원인인 '열돔' 현상이 1950년 이후 70년 사이에 3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더욱 심각한 폭염에 대비해야 한다고 경고하고 있다. 이탈리아 환경보호연구소 연구원 엠마누엘라 피에르비탈리는 독일매체 도이체벨레(DW)에 "앞으로는 극한 더위가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므로 우리는 지금 겪고 있는 기온보다도 높은 최고 기온에 익숙해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도 30일 소셜미디어 X를 통해 "극심한 더위는 더 이상 드문 현상이 아니라 새로운 일상이 됐다"며 "지금 당장 더욱 적극적인 기후 행동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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