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진 단체사진(왼쪽부터 정운호 박사, 구기경_박사, 안병선 박사, 박용하 박사.
연구진 단체사진(왼쪽부터 정운호 박사, 구기경_박사, 안병선 박사, 박용하 박사.

[투데이에너지 장재진 기자]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에너지연) 수소연구단 구기영 박사 연구진이 기존보다 경제성이 크게 향상된 신개념 암모니아 분해 촉매 합성법을 개발하여 주목받고 있다.

이 기술을 활용하면 암모니아에서 수소를 더욱 효율적으로 분해할 수 있어, 다가오는 수소 경제 실현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3개의 수소 원자와 1개의 질소 원자로 구성된 암모니아는 수소 함량이 높아 장거리 운송과 대용량 저장이 가능한 수소 운반체로 각광받고 있다. 이미 전 세계적으로 운반 및 저장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어, 다른 수소 운반체에 비해 경제적으로 수소를 운반할 수 있다는 큰 장점이 있다. 그러나 수요지에서 암모니아를 분해하여 수소를 생산하는 기술은 아직 초기 개발 단계에 머물러 있으며, 특히 촉매 기술의 발전이 중요한 과제로 남아 있었다.

현재 암모니아 분해 기술의 핵심은 루테늄(Ru) 촉매다. 루테늄은 다른 촉매보다 100도 이상 낮은 500~600도에서도 암모니아를 빠르게 분해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소수의 국가에만 존재하는 희귀 금속으로 수급이 어렵고 가격이 비싸다는 문제가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나노 수준으로 크기를 줄여 활용해왔으나, 나노 촉매는 대량 생산 공정이 복잡하고 제조 비용이 높아 상용화에 걸림돌이 되어왔다.

이에 연구진은 촉매의 경제성을 개선할 수 있는 폴리올 공정 기반의 신개념 루테늄 촉매 합성법을 개발했다. 폴리올 공정은 주로 금속을 나노 입자로 합성하는 데 사용되는데, 기존 공정에서는 입자 간 뭉침 현상을 막기 위해 안정화제를 사용함으로써 공정이 복잡해지고 비용이 증가하는 단점이 있었다. 연구진은 이러한 안정화제 없이도 나노 입자의 응집을 제어하는 방법을 고안했다.

연구진은 탄소사슬이라 불리는 유기 분자의 길이가 입자의 응집 정도에 영향을 준다는 점에 주목했다. 탄소사슬의 구조와 길이를 조절함으로써 첨가제 없이도 나노 입자의 응집을 효과적으로 억제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 실험을 통해 탄소사슬 길이가 긴 부틸렌글리콜을 활용하면 안정화제 없이도 2.5나노미터(nm) 크기의 루테늄 입자가 균일하게 분산되고, 높은 반응성을 유도하는 'B5 사이트'가 형성됨을 확인했다.

이를 통해 생성된 촉매는 기존 촉매의 성능을 크게 뛰어넘는 결과를 보였다. 부틸렌글리콜을 사용하지 않은 기존 루테늄 촉매와 비교했을 때, 화학반응에 필요한 최소 에너지인 활성화 에너지는 약 20% 낮아졌고, 수소 생성률은 1.7배 증가했다. 특히 단위 부피당 암모니아 분해 반응 성능은 기존 합성법으로 만든 촉매보다 3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나 뛰어난 경제성을 입증했다.

연구책임자인 구기영 박사는 "이번에 개발된 암모니아 분해 촉매 합성 기술은 기존 나노촉매 대량 제조의 한계와 비용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실용적인 기술"이라며, "암모니아 분해 촉매 기술 국산화와 실용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구 박사는 "앞으로 펠릿 촉매 양산과 다양한 암모니아 크래킹 시스템 적용을 통해 성능 검증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 성과는 나노 분야 저명 학술지 '스몰(Small, IF 12.1)'의 표지 논문으로 게재되었으며 ,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가과학기술연구회 글로벌 TOP 전략연구단 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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