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투데이에너지 김은국 기자] LNG를 모두 기화해 안전하게 송출하는 과정에서 가장 널리 활용되고 있는 설비가 바로 ‘해수식 개방형 기화기(Open Rack Vaporizer, ORV)’다.
ORV는 바닷물, 즉 해수를 열매체로 활용해 극저온 상태의 LNG를 천연가스로 변환하는 대형 열교환 설비로, 주로 해안가 LNG 터미널에 설치된다. 이 기화기는 해수 온도가 5℃ 이상일 때 고효율을 발휘하며, 펌프 동력만 필요해 연료비가 거의 들지 않는 경제성이 강점이다.
원리는 간단하면서도 혁신적이다. 상부에 공급된 해수가 중력에 의해 랙 모듈(열교환기)의 표면을 타고 내려오면, 이 내부를 흐르는 영하 160도 이하의 LNG가 외부 해수와 직접적으로 열교환을 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LNG가 급격히 온도가 상승해 천연가스로 전환되고, 해수는 다시 바다로 방류된다. 구조적으로 랙은 알루미늄 소재 핀튜브로 이루어져 내구성과 방부식 처리가 필수다.
ORV는 연소 없이 해수의 자연 에너지를 활용해 친환경적이면서도 대용량 LNG 기화가 가능하다. 국내외 대부분의 대형 터미널이 이 방식을 채택하고 있으며, KOGAS 도입 기준 시간당 120~180톤 이상의 LNG를 처리하기 위해 매시간 8000톤에 달하는 해수를 이용한다.
다만 겨울철 해수 온도 저하 시 기화 효율이 떨어지고, 해수 취수·방류 과정에서 해양생태계 영향을 최소화하는 관리기술이 동반되어야 한다는 과제가 있다.
경제성, 친환경성, 대형화가 동시에 가능한 해수식 개방형 기화기는 향후 LNG 공급 효율성 제고와 에너지 인프라 혁신의 중심에 설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