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2년 대한민국 최초 정유공장으로 설립된 SK 울산 Complex/출처 SK이노베이션
1962년 대한민국 최초 정유공장으로 설립된 SK 울산 Complex/출처 SK이노베이션

[투데이에너지 신영균 기자] 국내 정유업계는 현재 변동성이 큰 시장 환경에 직면해 있다. 이는 국제유가 하락, 글로벌 수요 부진, 지정학적 리스크, 환율 변동성 등이 주요 요인이다. 특히 정제마진이 최근 배럴당 10달러를 넘어 연중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으나 정유사의 실적은 여전히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에 SK에너지, GS칼텍스, S-OIL, HD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4사에는 경영 고도화를 통한 체질 개선의 과제가 주어졌다. 

시장 전문가들은 “정제마진이 반등한 것은 공급 불안, 계절적 수요, 일부 지역의 생산 차질 등 복합 요인”이라고 진단한다. 실제로 올해 1월 5.4달러까지 하락했던 복합 정제마진은 6월 넷째 주 기준 배럴당 10.5달러까지 회복됐다. 올해 5월과 6월 월 평균 정제마진도 각각 9.7달러, 10.2달러로 상승 곡선을 그렸다.

다만 이러한 ‘정제마진 반등’이 정유사들의 실적으로 직접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업계의 고민이다. 이에 대한 배경으로는 국제유가 변동성, 환율 하락, 재고 손실, 수출국 다변화 실패 등을 꼽을 수 있다.

 

GS칼텍스의 정유 생산 시설/출처 GS칼텍스
GS칼텍스의 정유 생산 시설/출처 GS칼텍스

올해 1분기 정유 4사 실적은 SK이노베이션 자회사 SK에너지가 매출액 21조 1466억원, 영업 손실이 44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적자 전환했다. 특이사항으로는 배터리 사업 이익이 증가했으나 국제유가와 정제마진 약세 영향으로 석유·화학·윤활유 부문 이익이 감소했다.

GS칼텍스는 매출액 11조 1138억원, 영업이익 1161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72.1% 감소했다. 이는 정유와 석유화학 부문 실적 부진, 파라자일렌·벤젠 등 석유화학 제품 수요 약세 및 정제마진 하락에 따른 결과로 분석된다. 이 기간 당기순이익은 825억원을 기록했다. 

S-OIL은 매출액 8조 9905억원, 영업 손실 215억원으로 전분기 및 전년 동기 대비 적자 전환했다. 특이사항으로는 정유와 석유화학 부문 업황 약세, 경기 둔화 및 정기보수 연기에 따른 수요 부진으로 실적 부진을 나타냈다.

HD현대오일뱅크는 매출액 7조 1247억원, 영업이익 311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89.8% 감소했다. 당기순손실은 481억원을 기록했다. 전체적으로 정유사 실적이 하락한 가운데 HD현대오일뱅크 역시 영업이익과 순이익 모두 큰 폭으로 감소하며 적자 전환했다.

 

‘정제마진 회복, 정유업 호황’ 전통적 공식 미성립 입증

친환경 에너지 전환 등 추진 여부, 생존 전략 향방 좌우 전망

 

올해 2분기 실적 컨센서스를 집계한 결과 대부분의 정유사는 정제마진 상승에도 불구하고 환율 및 유가 하락, 재고손실 등 비영업 요인으로 인해 실적이 부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중국 등 수출 전략국가의 수요 부진, 이란 제재, OPEC+ 감산 완화 등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실제로 일부 정유사는 석유화학, 윤활유 등 비정유 부문에서 흑자를 냈으나 전체 실적 방어에는 힘이 부족한 상황으로 보인다.

이는 ‘정제마진 회복이 정유업 호황’이라는 전통적 공식이 더 이상 성립하지 않음을 입증한다. 이에 정유업계는 ‘대내외 구조 변화’라는 중대한 시험대에 서있다. 향후 사업 다각화, 고도화 설비 투자, 친환경 에너지 전환 등이 얼마나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추진되는가에 따라 생존 전략의 향방이 좌우될 것으로 전망된다. 

■ 용어 설명 

정제마진 = 석유 제품 가격에서 원유 가격과 생산 비용을 제외한 이익. 정유사의 수익성을 나타내는 핵심 지표이며 일반적으로 배럴당 4~5달러를 손익분기점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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