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에너지 박명종 기자] 효성중공업이 미래 전력 인프라의 핵심 기술인 전압형 HVDC(초고압 직류송전) 변압기 전용 생산기지 구축에 본격 착수했다. 30일 경남 창원공장에서 열린 기공식을 시작으로 2027년 7월 완공을 목표로 하는 이 프로젝트는 총 3300억원 규모의 투자를 통해 국내 전력기술의 자립화를 완성하겠다는 포부를 담고 있다.
독자기술 확보로 해외 의존 탈피
그동안 소수의 해외 전력기기 업체들이 독점해온 HVDC 기술 분야에서 효성중공업은 2017년부터 7년간 총 1000억원을 투자해 지난해 국내 최초로 200MW급 전압형 HVDC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이는 완전한 독자 기술로 이뤄낸 성과로, 기술 국산화의 신호탄이 됐다.
신축될 공장은 부지 약 2만9600㎡ 규모로 국내 최대의 전압형 HVDC 변압기 전용 생산시설이 될 예정이다. 공장 건설비 2540억원을 포함해 대용량 전압형 컨버터 시스템 제작 시설 증축, 연구개발 과제 수행 등을 위한 총 3300억원의 투자가 향후 2년간 이뤄진다.
재생에너지 시대의 필수 인프라
전압형 HVDC 기술은 기존 교류송전(HVAC) 방식 대비 장거리 송전 시 전력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는 기술이다. 특히 실시간 양방향 전력 제어가 가능하고 전력 계통 안정화에 유리해 날씨에 따라 발전량이 불규칙한 재생에너지와의 연계가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
이러한 기술적 특성은 새 정부가 추진하는 '서해안 에너지 고속도로' 구축 사업에서 핵심적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2030년까지 호남 지역 재생에너지 단지와 수도권을 전력망으로 연결하는 이 사업에서 전압형 HVDC는 필수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글로벌 시장 진출 발판 마련
효성중공업은 현재 개발 완료한 200MW급 기술을 바탕으로 앞으로 2GW(2000MW)급 대용량 전압형 HVDC 개발을 추진할 계획이다. 2028년 공장 가동이 본격화되면 창원공장 전체 변압기 생산능력이 기존 대비 약 20% 증가해 교류와 직류 전력시장 수요를 동시에 충족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HVDC 시장은 2024년 기준 약 122억달러 규모에서 향후 10년간 연평균 8.1% 성장해 2034년 약 264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재생에너지 발전과 국가 간 송전망 연결이 활발한 유럽, AI 산업 성장으로 전력 소모가 급상승하는 미국을 중심으로 시장이 지속 확대되고 있어 효성중공업의 글로벌 진출 기회도 커지고 있다.
이상운 효성 부회장은 "HVDC 기술 국산화를 선도해 'K-전력'의 위상을 떨칠 것"이라며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에너지 솔루션 리더로서의 역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효성중공업은 독자 기술로 시스템 설계부터 기자재(컨버터, 제어기, 변압기 등) 생산까지 가능한 국내 유일의 HVDC 토탈 솔루션 제공사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특히 국내 기술이 적용된 HVDC 사용 시 전력망 유지보수와 고장 시 신속한 대처가 가능해 에너지 안보 측면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