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간쑤성 태양광 발전단지/중국전건 제공
중국 간쑤성 태양광 발전단지/중국전건 제공

[투데이에너지 이상석 기자] 중국 태양광 산업이 올해 상반기 사상 최대의 신규 설치 용량을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주요 생산 부문과 수익성에서 큰 폭의 하락세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광발전산업협회(CPIA)는 최근 발표한 중간 보고서를 통해 공급과잉과 가격 하락으로 인해 제조업 전반이 심각한 압박을 받고 있다고 진단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폴리실리콘 생산량은 전년 동기 대비 43.8% 감소한 59만6000톤에 그쳤고, 웨이퍼 생산량은 21.4% 감소한 316GW를 기록했다. 반면 셀과 모듈 생산량은 각각 7.7%, 14.4% 증가했지만, 전체 생산 확장세는 크게 둔화됐다.

공급망 전반에 걸쳐 가격 하락세도 두드러졌다. 7월 초 기준, 주요 제품의 평균 가격은 팬데믹 기간 정점 대비 66~89%까지 급락하며 역사적 최저치를 하회했고, 이로 인해 제조업체들의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다.

반면 중국 내 설치는 급증했다. 2025년 상반기 동안 중국은 총 212.21GW의 신규 태양광 설치를 추가했으며,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2배 이상이다. 특히 6월 한 달간 92.92GW가 설치되며 단일 월 기준 신기록을 달성했다. 이에 따라 누적 태양광 설치용량은 1TW를 돌파했고, 석탄 비중이 감소하는 가운데 태양광의 에너지믹스 내 점유율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그에 반해 수출 부진은 지속되고 있다. PV 제품의 총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6% 감소하며 2년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웨이퍼와 모듈 수출은 각각 7.5%, 2.8% 줄었으나, 셀 수출은 해외 모듈 제조 확대로 물량 기준 74.4%, 금액 기준 33.1% 증가했다.

전통적 주요 시장인 유럽, 중동, 남미 지역으로의 수출은 감소한 반면, 아시아·아프리카 등 신흥시장 115개국으로의 수출은 확대됐다. 특히 이 중 51개국에서는 수출 증가율이 100%를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반기만 31개 상장 PV 기업이 총 125.8억위안(약 1조7300억원)의 적자를 기록, 손실이 274% 폭증했다. 2024년 이래 40여 개 업체가 상장 폐지, 파산, 구조 조정 수순을 밟고 있다. 대표적으로 장쑤선샤인, 악콤 등이 퇴출 또는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그럼에도 CPIA는 연간 전망치를 상향 조정해 세계 신규 태양광 설비는 570~630GW, 중국은 270~300GW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전력시장 기반 요금제를 시행 중인 일부 성(省)들을 중심으로 프로젝트 파이프라인과 수요 용량이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 차원의 안정화 정책도 강화되고 있다. 현재까지 17개 성이 분산형 태양광 발전을 위한 시행세칙을 발표했으며, 일부 지역은 상업용 프로젝트의 자가소비율을 50% 이상으로 의무화하고 있다. 기존 및 신규 프로젝트를 대상으로 고정요금제와 전력구매보장제 등을 통해 수익성 확보를 지원할 방침이다.

2025~2026년까지의 그린에너지 사용 목표에 따라 철강, 알루미늄 등 중공업 분야의 재생에너지 사용 비율도 확대된다. 신규 데이터센터는 전체 전력의 최소 80%를 청정에너지로 충당해야 한다.

또한 정부는 산업단지 직접 전력공급, 2030년까지 253GW 목표의 사막 태양광 프로젝트, 태양광+저장, 수소, 탄소중립 산업단지 등 복합모델 개발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

한편 과도한 가격 경쟁을 억제하기 위해 규제당국은 업계 자율규제 강화를 촉구하고 있다. 중국 공업정보화부(MIIT)는 지속 불가능한 저가판매에 대한 규제, 저품질·저효율 설비 퇴출, 품질 기준 제고 등을 통해 업계의 질적 성장을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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