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투데이에너지 김은국 기자] 영국의 전통 에너지 기업이 천연가스를 활용한 친환경 암호화폐 채굴이라는 새로운 사업 모델에 도전한다. Union Jack Oil(유니언 잭 오일)과 360 Energy(360 에너지)는 영국 East Yorkshire 지역의 West Newton 가스전에서 생산된 천연가스를 직접 전력으로 변환해 비트코인 채굴에 공급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 생산지에서 전력 변환… ‘In-Field Computing’ 기술 적용
양사는 In-Field Computing(IFC) 기술을 도입해, 가스 생산지에서 즉시 가스를 전력으로 변환한 뒤 모듈형 채굴 장비에 공급할 계획이다. IFC는 채굴 현장에서 직접 전력화를 가능하게 함으로써, 가스 수송이나 처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과 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특히, 이 방식은 가스전에서 연소(flaring)로 처리되던 잉여 가스를 활용해 탄소 배출량을 실질적으로 감축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 West Newton A 가스정, 공급 개시 거점
이번 사업은 West Newton A(WNA) 가스전의 WNA-2 가스정에서 공급을 개시하며, 초기 생산 전력은 소규모 채굴 장비에 우선 공급된다. Union Jack Oil과 360 Energy는 향후 생산량 증가와 함께 채굴 장비 확충, 데이터센터급 설비로의 확장을 검토 중이다.
■ 에너지 기업의 암호화폐 시장 진입… ‘탄소 감축’ 차별화
이번 사례는 전통 에너지 기업이 친환경 방식으로 암호화폐 시장에 진입하는 새로운 선례가 될 가능성이 높다. 비트코인 채굴은 높은 전력 소모로 인해 ‘탄소 집약적 산업’이라는 비판을 받아왔지만, 가스 연소를 대체해 발생하는 전력을 사용하는 방식은 환경·경제 두 측면에서 이점을 제공한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모델이 미개발 또는 경제성이 낮은 가스전의 활용도를 높이는 동시에, 재생에너지 전환 과정에서 발생하는 전력 수급 불균형을 보완할 수 있다고 분석한다. 또한, 향후 이 모델이 다른 가스전이나 오프그리드(off-grid) 에너지 프로젝트로 확산될 경우, 에너지 산업과 디지털 자산 산업 간의 경계가 더욱 흐려질 것으로 전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