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투데이에너지 김은국 기자]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유럽행 원유 수송 허브를 직접 타격하며 에너지 인프라 전쟁이 격화되고 있다.
이번 공격으로 러시아 브랸스크(Bryansk)주에 위치한 드루즈바(Druzhba) 파이프라인 허브에서 대규모 화재가 발생했다. 드루즈바는 러시아 서부에서 헝가리·슬로바키아 등 중부 유럽으로 원유를 공급하는 핵심 관문이다.
우크라이나는 지난 8월13일(현지시간) 러시아의 저장 시설과 펌프 구역 내 폭발이 발생했다고 발표했으며, 러시아는 이를 미사일과 드론 공격의 결과로 규정하고 “테러 행위”라고 주장했다.
헝가리·슬로바키아·카자흐스탄 당국은 이번 화재가 자국의 원유 수급에 직접적인 차질을 주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드루즈바처럼 국제 원유 공급망에서 비중이 큰 인프라에 대한 공격은 잠재적으로 시장 불안을 증폭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에너지 인프라 타격은 이미 3곳의 주요 정제소 가동 중단으로 이어졌다. 여기에 러시아 국내 수요 증가가 겹치면서 7월 러시아의 해상 연료 수출량은 전월 대비 6.6% 감소했다. 업계는 8월에도 정제 제품 수출이 추가로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저장 공간 부족 문제도 불거지고 있다. 이로 인해 러시아 서부 항구를 통한 원유 선적이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이는 수출 경로 재편을 시도하는 러시아의 전략적 대응으로 풀이된다.
양국 모두 입장을 강화하는 가운데, 러시아의 원유·정제 인프라는 우크라이나의 주요 공격 표적으로 자리 잡았다. 전문가들은 “에너지 인프라에 대한 반복적 타격은 전황뿐 아니라 국제 유가 변동성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