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의 FLNG 터미널
핀란드의 FLNG 터미널

 

[투데이에너지 김은국 기자]    핀란드의 Inkoo FLNG(잉코오 FLNG) 프로젝트가 당초 기대와 달리 막대한 적자를 기록하면서, 에너지 안보를 위해 서둘러 체결된 계약이 경제적 부담으로 돌아오고 있다. 최근 집계에 따르면 Inkoo FLNG는 2022~2024년 동안 약 4260만 유로의 손실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큰 원인은 국내 가스 수요를 과대평가한 결과, 실제 사용량이 예상치를 밑돌았기 때문이다.

■ 러시아 가스 차단 이후 서둘러 LNG 전환

2022년 러시아가 핀란드 국영 가스 기업 Gasum(가숨)에 대해 루블화 결제 거부를 이유로 가스 공급을 차단하면서, 핀란드는 급격히 LNG 수입으로 전환했다. 이 과정에서 핀란드 가스망 운영사 Gasgrid는 미국 Excelerate Energy와 협력해 Inkoo 항에 FLNG 터미널을 배치했다.

당시 긴급 도입된 이 부유식 LNG 저장·재기화선(FLNG)은 국가 에너지 안보 차원에서 필요 불가피한 조치로 평가받았다. 그러나 수급 현실과 동떨어진 수요 예측은 결국 과잉계약(Over-Contracting)으로 이어졌다.

■ 장기 용선 계약, 재정 부담 확대

Gasgrid는 Excelerate Energy와 10년간 총 4억6000만 유로(약 6600억원)에 달하는 FLNG 용선료 지불을 약속한 상태다. 이는 단기적 에너지 위기를 넘기기 위한 고육지책이었지만, 최근의 수요 감소는 해당 프로젝트의 수익성 확보 가능성에 의문을 던지고 있다.

실제로 2023년 발생한 Balticconnector(발틱커넥터) 가스관 파손 사건은 LNG의 전략적 필요성을 부각시켰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FLNG 운영은 여전히 적자 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 에너지 안보 vs. 경제성의 딜레마

핀란드 정부 입장에서는 Inkoo FLNG를 단순히 경제성 측면에서 평가하기 어렵다. 러시아발 에너지 위기라는 지정학적 현실 속에서 LNG 인프라를 확보한 것은 ‘보험’ 성격이 강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에너지 안보와 재정 부담 사이 균형을 찾는 것이 불가피해졌다.

전문가들은 “단기 위기 대응 과정에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하더라도, 수요 예측 실패는 고비용 구조를 고착화시킨다”며 “향후 유럽의 LNG 인프라 전략은 유연한 계약 구조, 역내 공동 조달, 재생에너지와의 조합이 핵심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 용어 설명 :  

· Inkoo FLNG(잉코오 FLNG) = 핀란드 해상에서 천연가스를 액화하여 저장·운반하는 해상 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설비(Floating LNG, FLNG) 프로젝트다. 이 프로젝트는 핀란드 잉코오 지역에 위치하며, 북유럽 및 국제 에너지 시장에서 천연가스의 효율적 공급과 운송을 지원하는 중요한 인프라로 주목받고 있다. FLNG 설비는 해상에서 직접 천연가스를 액화시켜 운반함으로써 육상 플랜트의 한계를 극복하고, 천연가스 개발과 공급의 유연성을 크게 높이는 역할을 한다.
Inkoo FLNG 프로젝트는 친환경적이며 에너지 효율이 높은 설비 운용에 중점을 두고 있으며, 북유럽의 엄격한 환경 규제와 에너지 정책에 부합하는 최첨단 기술이 적용되고 있다. 이 설비는 북해와 발트해 지역에서 생산되는 천연가스를 처리하는 데 기능하며, 향후 유럽 내 LNG 인프라 확장과 에너지 전환 정책에 중요한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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