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투데이에너지 김은국 기자] 콜롬비아 국영 석유기업 에코페트롤(Ecopetrol)이 심화되는 가스 부족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부유식 저장·재기화 설비(FSRU, Floating Storage and Regasification Unit) 도입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기존 육상 인프라 중심의 수입 구조에서 벗어나, 해상 LNG 인수기지를 통한 유연한 수급 안정화를 꾀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콜롬비아는 올해 하루 76.5BBTU 규모의 가스 부족에 직면할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에는 부족분이 하루 190BBTU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돼, 전력 생산과 산업 활동에 심각한 차질이 우려된다. 이러한 위기 상황에서 에코페트롤은 해상 기반 LNG 터미널에 관한 시장 조사를 진행 중이며, 업계로부터 42건의 관심표명(Expressions of Interest)을 접수했다. 다만, 회사는 제안 마감 기한을 연장하면서도 구체적인 세부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에코페트롤은 카리브해 연안에 최대 2개의 LNG 인수기지 건설을 검토하고 있다. 첫 번째 후보지는 라과히라주(La Guajira) Chuchupa 및 Ballena 가스전 인프라와 연계하는 방안이며, 두 번째는 수크레주(Sucre) 코베냐스항(Coveñas) Cenit 시설을 활용하는 방안이다. 이들 거점은 기존 송배관망과 연계성이 높아, LNG 인수기지가 들어설 경우 신속한 공급망 구축이 가능하다.
단기 수급 안정화를 위해 에코페트롤은 2025년 2분기 또는 3분기까지 하루 60~100MMcf 규모의 저장 용량 증설도 계획하고 있다. FSRU 도입과 병행 추진될 경우, 단기적 부족분 완화와 함께 중기적 수급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콜롬비아는 전통적으로 자국 내 가스전 의존도가 높았으나, Chuchupa·Ballena 가스전 생산량 감소로 구조적 공급 부족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 이에 따라 LNG 수입 다변화는 선택이 아닌 필수로 자리 잡고 있다. FSRU와 같은 해상 인수기지는 상대적으로 건설 기간이 짧고 투자 비용이 낮아, 급격한 수요-공급 격차를 메우는 현실적 대안으로 주목받는다.
이번 Ecopetrol의 행보는 중남미 전역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가스 수급 위기와 LNG 인프라 투자 확대라는 흐름과 맞닿아 있다. 브라질·칠레·도미니카공화국 등이 이미 FSRU 기반 수입을 통해 공급망 다변화를 추진해왔듯, 콜롬비아 역시 LNG 시장에서 새로운 수입 거점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