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에너지 장재진 기자] KAIST 김희탁 교수 연구팀과 LG에너지솔루션 프론티어 연구소(FRL) 공동 연구팀이 1회 충전으로 800km 주행이 가능하고, 12분 만에 고속 충전을 완료하며, 누적 주행거리 30만km 이상의 수명을 갖는 차세대 리튬메탈전지 원천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4일 연구팀에 따르면 이 연구 결과는 세계적인 학술지 '네이처 에너지(Nature Energy)'에 9월 3일 자로 게재되어 그 우수성을 입증했다.
이번 연구는 전기차 배터리의 한계로 지적되어 온 '리튬메탈전지'의 기술적 난제인 '덴드라이트' 현상을 근본적으로 해결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가진다. 덴드라이트는 배터리 충전 시 음극 표면에 형성되는 나뭇가지 모양의 리튬 결정체로, 배터리 성능 저하와 안정성 문제, 특히 급속 충전 시 내부 단락(short-circuit)을 유발하는 주요 원인이었다.
연구팀은 리튬 이온(Li⁺)과의 결합력이 약한 음이온 구조를 활용한 '응집 억제형 신규 액체 전해액'을 개발하며 이 난제를 돌파했다. 이 전해액은 리튬메탈 표면에서 발생하는 불균일한 계면 응집반응이 덴드라이트 형성의 근본 원인임을 규명하고, 이를 최소화하여 급속 충전 시에도 덴드라이트 성장을 효과적으로 억제한다.

새롭게 개발된 리튬메탈전지는 높은 에너지밀도를 유지하면서도 기존 리튬메탈전지의 느린 충전 속도 한계를 극복하여, 4C(8.4 mA cm⁻²)의 급속 충전 조건에서도 350회 이상 반복 충전·방전 동안 5~70% 충전 상태(SoC)를 12분 이내에 달성할 수 있다. 또한, 에너지 밀도 386 Wh kg⁻¹에 달하는 고에너지 설계에서도 180회 사이클 동안 10~80% SoC를 17분 이내에 도달하는 놀라운 성능을 보였다.
김제영 LG에너지솔루션 CTO 전무는 "LG에너지솔루션과 KAIST가 FRL을 통해 이어온 지난 4년간의 협력이 유의미한 성과를 창출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산학 협력을 더욱 강화하여 기술적인 난제를 해결하고 차세대 배터리 분야에서도 최고의 성과를 창출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희탁 KAIST 생명화학공학과 교수는 "이번 연구는 계면 구조에 대한 이해를 통해 리튬메탈전지의 기술적 난제를 돌파하는 핵심 토대가 되었고, 리튬메탈전지가 전기차에 도입되기 위한 가장 큰 장벽을 넘어섰다"고 평가했다.
이번 연구는 KAIST 생명화학공학과 권혁진 박사가 제1 저자로 참여했으며, 2021년 KAIST와 LG에너지솔루션이 차세대 리튬메탈전지 기술 개발을 위해 설립한 프론티어 연구소(FRL)를 통해 이루어졌다.
에너지 분야 182개 학술지 중 1위를 기록한 '네이처 에너지'에 게재된 논문명은 'Covariance of interphasic properties and fast chargeability of energy-dense lithium metal batteries' 이다.
■ 용어 설명
1. 리튬이온 전지(Lithium-ion battery) = 이차 전지의 일종으로 방전 과정에서 리튬 이온이 음극에서 양극으로 이동하는 전지. 흑연 음극, 금속산화물 양극, 집전체, 분리막, 전해액으로 구성되어 있다.
2. 덴드라이트(Dendrite) = 전지 내 리튬의 전착 과정에서 리튬 이온의 적체 현상에 의해 형성되는 수지상의 리튬 전착 형상.
3. 내부 단락(short-circuit)= 전지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고, 전지 안에서 배터리의 플러스(+)극과 마이너스(–)극이 직접 연결되어 전류가 흐르면서 에너지가 빠르게 방전되는 현상.
4. 액체 전해액(Liquid electrolyte)= 전지 내부의 양극과 음극 사이에서 리튬 이온이 전달될 수 있도록 하는 액체.
5. 에너지밀도(Energy Density)= 단위 부피 또는 단위 무게 당 가지고 있는 에너지의 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