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투데이에너지 윤철순 기자] 국립생물자원관(생물자원관)은 10일 지난해 자생생물 조사·발굴 사업을 통해 민간인통제선(민통선) 내에서 환경지표종과 줄기세포, 조직재생 연구 분야에 활용될 수 있는 미기록 종 편형동물 4종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이화여대 정종우 교수 연구팀과 협력해 진행됐으며, 2023년 3월부터 11월까지 신종 및 국내 미기록 종 발굴을 위한 공동연구 일환으로 이뤄졌다. 연구팀은 경기도 파주시 민통선 내 ‘둠벙’에서 국내 미기록종인 편형동물 4종의 서식을 처음 확인했다.
이번에 발견된 편형동물 4종은 큰입납작벌레(Macrostomum quiritium)와 두사슬좁은입납작벌레(Stenostomum bryophilum), 뾰족머리좁은입납작벌레(Stenostomum grabbskogens),
작은플라나리아(Dugesia ryukyuensis) 등이다.
생물자원관에 따르면, 이들은 모두 편형동물문 내 ‘와충강’에 속하는 종들로 다양한 환경에서 서식하며 생태계 순환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와충강에 속하는 편형동물들은 해수나 담수, 습한 육상 환경 등에 서식하며 유기물을 분해해 생태계 순환에 기여한다. 이들은 환경지표종으로도 중요한 역할을 하며 일부 플라나리아 종은 뛰어난 세포재생 능력을 보유하고 있어 줄기세포 및 조직재생 연구에 활발히 활용된다.
이번 발견으로 흡충강, 단생흡충강, 조충강에 이어 편형동물문에 속하는 4개의 강이 모두 우리나라에서 발견된 것으로 확인됐다. 생물분류체계에서 ‘강’은 종, 속, 과, 목과 함께 생물의 주요 분류단계 중 하나로 이번 추가 발견은 국가 생물다양성 보전과 생물자원 주권의 중요한 근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생물자원관은 올 하반기 중 발견된 4종에 대한 논문을 저널오브스피시스리서치(Journal of Species Research)에 게재할 예정이다. 또 이들 종에는 국명이 부여돼 국가생물종목록에 등록될 계획이다.
서민환 국립생물자원관장은 “이번 발견은 우리나라 생태계에서 와충강의 역할을 규명하는 중요한 단서를 제공할 것”이라며 “편형동물의 분류, 생태 및 활용 연구의 확장을 위한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발견은 국가의 생물학적 자원과 생물다양성을 체계적으로 이해하고 보전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 용어설명
.편형동물문: 동물 문(門) 중 하나로 몸이 대체로 납작하며 자유생활을 하거나 다른 동·식물의 내부 또는 외부에 기생.
.와충강: 와충류가 물속에서 움직일 때 섬모를 이용해 미세 물결이나 소용돌이를 만드는 모습에서 붙여진 이름.
.둠벙: 웅덩이를 뜻하는 사투리에서 유래. 관개시설이 발달하지 않은 곳이나 가뭄 대비해 만든 작은 저수지.
.미기록종: 국외에서는 서식하는 것으로 기록 또는 보고됐나, 국내에선 발견되지 않아 기록 또는 보고되지 않은 생물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