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NG로 미국과 거리 좁힌다" 베트남式 에너지외교의 다층 전략이 주목받고있다. /이미지 편집 
“LNG로 미국과 거리 좁힌다" 베트남式 에너지외교의 다층 전략이 주목받고있다. /이미지 편집 

 

[투데이에너지 김은국 기자]

미국과의 무역흑자를 완화하기 위한 조치로, 베트남이 미국산 LNG(액화천연가스)와 자동차 등 주요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대폭 인하하고, 스타링크(Starlink) 위성 인터넷 서비스 도입도 승인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예고한 대규모 보복관세를 피하려는 선제적 대응이자, 에너지 안보 전략과 맞물린 복합적 결정으로 분석된다.

베트남 재정부 세제정책국 응우옌 꽉 흥(Nguyen Quoc Hung) 국장은 26일 “미국산 LNG 관세를 기존 5%에서 2%로, 자동차는 45~64%에서 32%로 인하하고, 에탄올은 10%에서 5%로 낮춘다”고 밝혔다. 관련 법령은 이달 중 발효될 예정이다.

LNG의 경우, 베트남은 아직 미국산을 직접 수입하지 않았으나, 올해 6월부터 상업 가동에 들어갈 LNG 발전소 2곳에 미국산 가스 도입이 유력하다고 밝혔다. 미국과의 장기 공급계약 체결도 진행 중이다.

이번 조치는 베트남이 2023년 미국과의 무역흑자가 1230억 달러를 초과한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4월 2일 발표 예정인 보복관세 대상에서 제외되기 위한 외교적 제스처로 풀이된다. 실제로 미국과 베트남은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를 맺고 있지만, 자유무역협정(FTA)은 체결되어 있지 않아 관세 회피에 한계가 있다는 점도 고려됐다.

관세 인하 외에도, 베트남 정부는 미국 우주기업 스페이스X(SpaceX)의 스타링크(Starlink) 위성 인터넷 서비스의 시험 운영을 승인했다. 다만 소유권은 베트남 정부가 전적으로 유지하며, 일정 수준의 통제는 계속 이어갈 전망이다. 이 같은 미국 기업에 대한 시장 개방 조치 역시 관세 갈등을 피하기 위한 상징적 조치로 해석된다.

흥 국장은 “이러한 조치는 단지 미국뿐 아니라 모든 주요 교역국과의 무역 균형을 고려한 것”이라며, 닭다리, 아몬드, 사과, 체리, 목재제품 등 기타 미국산 소비재에 대한 관세도 인하 또는 철폐된다고 밝혔다.

이번 결정은 에너지 수입 다변화, 산업용 원료 확보, 디지털 시장 개방 등 복합적 전략을 동시에 반영한 고도의 외교적 행보로 평가되며, 동남아 최대 산업허브로 부상한 베트남이 미국과의 균형적 관계를 모색하는 현실적 선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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