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제리 남동부에 위치한 타실리 나제르 국립공원 인근  광대한 사막 모래언덕 지형 '아드메르 사구'/픽사베이
알제리 남동부에 위치한 타실리 나제르 국립공원 인근  광대한 사막 모래언덕 지형 '아드메르 사구'/픽사베이

 

[투데이에너지 김은국 기자]

알제리가 2030년까지 연간 천연가스 생산량을 현재보다 약 50% 증가한 2천억 입방미터(㎥)로 확대하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내놓았다. 이는 국제 시장에서의 영향력 강화는 물론, 국내 소비 증가에 대한 대응 전략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현재 알제리의 연간 가스 생산량은 약 1,370억㎥ 수준이며,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대규모 투자와 인프라 확충, 해외 파이프라인 연계 등 다각도의 접근이 필요하다.

알제리 국영 에너지기업 소나트락(Sonatrach)이 운영하는 하시 르멜 가스전(Hassi R’Mel gas field)은 아프리카 최대 규모이자, 알제리 일일 가스 생산의 26%를 담당하는 핵심 자원이다. 소나트락은 2027년까지 이 가스전에 3기의 가스 압축 설비를 신규 설치할 예정이며, 이를 통해 1,210억㎥의 추가 회수와 함께 700만 톤의 콘덴세이트, 300만 톤의 액화석유가스(LPG) 확보를 기대하고 있다.

2024~2028년 기간 동안 소나트락은 총 500억 달러 규모의 글로벌 투자 계획을 발표했으며, 이 중 360억 달러는 가스 탐사 및 생산 부문에 집중될 예정이다. 2023년에는 8개의 유망한 신규 가스전 발견도 이루어져, 장기 생산 전망을 더욱 낙관적으로 만든다.

알제리는 국경을 넘어 나이지리아에서 유럽까지 연결되는 '트랜스사하라 가스관(TSGP)' 프로젝트를 통해 유럽 시장에 대한 직접적인 접근을 강화하려 하고 있다. 에너지 안보에 민감해진 유럽 국가들과의 전략적 협력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수 있으며, 연간 1,000억㎥ 수출이라는 목표를 달성하는 데도 핵심적인 인프라로 작용할 전망이다.

알제리는 지리적 이점을 바탕으로 아프리카-유럽 간 에너지 교역의 허브로 자리매김하려 하며, 이는 단기 수출 수익 증대뿐 아니라 중장기적으로 국제 에너지 네트워크 내 입지를 강화하는 전략이다. 알제리는 이에 따라 해외 민간 투자 유치, 유럽과의 에너지 파트너십 확대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알제리의 천연가스 생산 확대 계획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유럽의 대체 에너지 수요 증가, 아프리카 에너지 자원 가치 상승이라는 국제적 흐름에 정확히 맞물려 있다. 그러나 실제 프로젝트 추진 속도, 정세 불안, 파이낸싱 확보 등의 현실적인 도전도 상존한다. 알제리가 향후 5년간 계획한 모든 조치를 이행한다면, ‘제2의 카타르’로 부상할 수 있는 지정학적 기회가 될 수 있다.

저작권자 © 투데이에너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