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에너지 김은국 기자]
세네갈과 모리타니 인근 해상에서 가동을 시작한 GTA(Greater Tortue Ahmeyim) 프로젝트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흔들린 유럽의 가스 공급망 재편에 중대한 이정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영국의 bp(British Petroleum)와 미국의 Kosmos Energy가 주도한 이 프로젝트는 연간 약 240만 톤의 LNG 생산능력을 바탕으로, 유럽의 새로운 공급지로 부상하고 있다.
그동안 유럽은 카타르, 미국, 나이지리아 등 기존 공급국 외에도 수입 다변화에 사활을 걸어 왔으며, 특히 러시아산 가스 의존도를 급감시키는 데 집중해 왔다. GTA의 가동은 이러한 전략과 정확히 맞물린다. 첫 수출 물량은 아직 목적지가 명시되지 않았지만, 선적 시점과 수급 타이밍, 유럽 내 가스 재고 상황 등을 고려할 때, 주요 수요처는 유럽일 가능성이 높다.
■ 지정학적 리스크 회피 + 신규 공급원 확보…‘이중 안정성’ 확보한 서아프리카 LNG
GTA 프로젝트의 의미는 단순한 공급량 추가에 그치지 않는다. 정치·지정학적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낮은 서아프리카 해역에서, 글로벌 메이저들이 상업적 수익성을 확보하며 프로젝트를 실현시켰다는 점에서 중장기적으로 매우 전략적인 공급지로 평가받는다.
특히 모리타니와 세네갈은 기존 중동·북아프리카(MENA) 지역 대비 안보 불확실성이 낮고, 항로상으로 유럽과의 연결성도 우수하다. 이로 인해 향후 다국적 에너지 기업들의 추가 투자 및 탐사 확대가 뒤따를 가능성도 크다. 이미 2차 선적이 대기 중이며, 연내로 추가 화물 공급이 본격화되면 유럽은 러시아 대체 수단을 더욱 명확히 확보할 수 있게 된다.
■ LNG 시장 구조 변화…美-서아프리카-유럽 축 본격화되나
GTA의 성공적 가동은 글로벌 LNG 시장의 구조적 변화도 예고한다. 지금까지는 미국 걸프만(Gulf Coast)→유럽, 중동→아시아 구도가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미국-서아프리카-유럽’이라는 새로운 수송 네트워크 축이 형성될 가능성이 커진다. 이는 특히 겨울철 수요 급증기에 유럽이 선제적으로 계약을 확보해 가격 안정성과 재고 확충을 동시에 확보하는 전략을 가능하게 한다.
bp 입장에서 GTA는 2025년 상반기 기준 세 번째 해양 자산 가동으로, 향후 회사의 저탄소 포트폴리오와도 연계 가능한 LNG 자산으로 평가된다. Kosmos Energy 역시 이 프로젝트를 통해 서아프리카 중심의 LNG 클러스터 전략을 강화할 수 있게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