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에너지 김은국 기자]

드루즈바 파이프라인(Druzhba Pipeline)은 구 소련 시절 동유럽 국가에 러시아 원유를 공급하기 위해 1960년대 건설된 송유관으로, 폴란드·체코·슬로바키아·헝가리 등 동유럽 대부분이 에너지 의존 구조에 놓이게 된 결정적 계기였다.

반면, 탈 파이프라인(TAL, Transalpine Pipeline)은 이탈리아 트리에스테 항에서 오스트리아·독일·체코 등지로 비러시아산 원유를 운송하는 서유럽 기반 송유망이다. 총 연장 753km에 이르는 TAL은 1967년 완공되어 유럽 내 원유 다양화의 핵심 축으로 기능해 왔으며, 최근 ‘TAL-PLUS’ 확장 프로젝트를 통해 수송 능력을 확대하고 있다.

■ TAL은 왜 주목받는가: “분산, 다변화, 서방 연계성”

TAL 파이프라인이 주목받는 이유는 지정학적 안정성, 해양 항만 연계성, 독립적 운용 체계 때문이다. 특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드루즈바는 전략적 리스크 자산으로 전환되었고, TAL은 이탈리아 트리에스테 항을 통해 글로벌 원유 시장과 직접 연결되며 유럽 내 공급망 다변화 전략의 정점으로 떠올랐다.

2024년부터 본격화된 TAL-PLUS 프로젝트는 연간 800만 톤 이상 수송 능력을 확보해 체코·오스트리아 등의 자국 정유 수요를 충족시키고 있으며, EU 전체의 탈러시아 에너지 전략의 실질적 성과로 평가받고 있다.

■ 드루즈바의 한계와 TAL의 확장성

드루즈바는 중앙집중형 구조로 인해 특정 국가에 의존도가 높았으며, 에너지 수입국이 러시아의 정치·경제적 요구에 취약해질 수 있는 구조였다. 반면, TAL은 다국적 공동운영 구조를 채택하고 있어 시장 기반의 유연한 운영이 가능하다.

또한 드루즈바는 지상 중심 파이프라인으로 물류적 제약이 크고, 우크라이나 경유선 등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내재돼 있는 반면, TAL은 지중해 항만과 직결되며 유사시 대체 수송도 가능하다는 점에서 전략적 안정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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