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투데이에너지 김은국 기자]
독일의 세 번째 LNG 수입 터미널이 가동을 목전에 두고 있다.
지난 4월28일, 부유식 저장·재기화 설비(FSRU)인 ‘엑셀시어(Excelsior)’가 빌헬름스하펜(Wilhelmshaven) 인근 해상 접안시설에 입항하면서, 도이치 에너지 터미널(Deutsche Energy Terminal, 이하 DET)이 운영하는 ‘빌헬름스하펜 2 터미널(Wilhelmshaven 2)’의 본격 가동 준비가 시작됐다.
이번 FSRU 입항은 독일 정부가 러시아산 파이프라인 가스 공급 감소에 대응해 추진한 LNG 기반 에너지 안보 전략의 핵심으로 평가된다. 빌헬름스하펜 2 터미널은 독일에서 세 번째로 운영되는 LNG 터미널로, 기존 빌헬름스하펜 1(2022년 12월 상업운전 개시) 및 브룬스뷔텔(Brunsbüttel)에 이어 유럽 내 공급망 다변화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엑셀시어는 엑셀러레이트 에너지(Excelerate Energy) 소속으로, 길이 277m, 저장 용량 13.8만㎥, 재기화 능력 하루 5억입방피트(mmscfd)에 달하는 선박이다. 이번 프로젝트를 위해 DET와 5년간 전세 계약을 체결했으며, 독일 가스망에 연간 최대 19억㎥의 천연가스를 주입할 예정이다.
이번 설비는 독일 가스망 중 하나인 Open Grid Europe(OGE)이 건설 중인 **빌헬름스하펜 2호 연결 파이프라인(WAL II)**과 직접 연결되며, 테스트 이후 가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 유럽 내 유일한 구조…“기술력의 결정체”
이번 터미널에서 주목할 부분은, 해상 접안시설이 독립형 철제 구조물로 육지 제방과는 직접 연결돼 있지 않다는 점이다. 이 ‘인공섬 잔교 구조’는 Engie와 TES(Tree Energy Solutions)가 함께 구축한 것으로, 해저 파이프라인을 통해 육상 전송소와 연결되는 구조는 독일 내 최초 사례다.
또한, ECOnnect Energy가 제공한 IQuay ‘제티리스 레디’(jettyless ready) 시스템은 기존 접안방식과 달리 해양 조건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최신 설계로, 독일 북해 해역의 기후 및 조위 조건을 고려한 공학적 혁신 사례로 평가받는다.
■ 독일의 LNG 전략, ‘중앙집중형→분산형’으로 이동
DET의 대표 페터 뢰트겐(Peter Röttgen) 박사는 “이번 엑셀시어 입항은 독일과 유럽의 에너지 공급 안정화 및 가격 안정에 기여하는 결정적 이정표”라며, “우크라이나 경유 가스 공급 중단 이후 유럽 전역이 압박받는 상황에서 이 같은 분산형 LNG 인프라 확장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강조했다.
한편 DET는 빌헬름스하펜 2에 이어 스타데(Stade) 터미널 건설에도 착수 중으로, 2025년 말까지 총 4개의 FSRU 기반 LNG 수입기지를 가동할 계획이다. 이는 독일이 향후 러시아산 가스 완전 대체 및 유럽 내 가스 허브 기능 확보를 겨냥한 중장기 전략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