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투데이에너지 김은국 기자]
국내 차세대 배터리 기업 그리너지(Grinergy)가 자사의 리튬티타네이트(LTO) 기술을 앞세워 영국 11조원 규모 수소 프로젝트인 ‘HySpeed’에 핵심 공급 파트너로 진입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영국 정부와 민간이 공동 추진하는 국가 전략급 수소 인프라 사업으로, 2030년까지 1GW급 수소 생산과 2만4000개의 일자리 창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배터리 시스템 통합 기업 타이탄볼트(TITANVOLT)는 HySpeed의 단독 배터리 공급사로 선정됐으며, 그 중심에는 그리너지의 LTO 기술력이 있었다. 초고속 충·방전, 극한 온도 대응, 30년 이상 수명 등 강력한 스펙을 자랑하는 LTO 셀은 수소 생산·저장 환경에서 요구되는 고성능 기준을 만족시켰다.
■ HySpeed 뚫은 기술력, 글로벌 표준 노린다
HySpeed에 채택된 LTO 배터리는 단순한 기술 공급을 넘어 유럽 수소 인프라의 핵심 부품으로 작용한다. 특히 타이탄볼트는 그리너지 기술을 바탕으로 수소버스 대표기업 ‘라이트버스(Wrightbus)’와 협력, 2030년까지 약 1만 대의 수소·전기 하이브리드 버스에 40kWh급 배터리 시스템을 탑재할 계획이다.
타이탄볼트 CEO 닐 리차드슨은 “HySpeed 기술요건은 매우 도전적이었으며, 그리너지와의 파트너십 없이는 수주가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수주는 단순 수출을 넘어, 그리너지 기술의 유럽 표준화 가능성을 보여주는 신호탄이 됐다.
■ ‘배터리’에서 ‘인프라 솔루션’으로…수소 생태계에 K-테크 각인
그리너지의 LTO 기술은 단순 배터리를 넘어 수소 생산부터 운송, 저장까지 연결하는 통합 인프라 솔루션으로 주목받고 있다. 그리너지는 이번 프로젝트를 유럽 시장 진출의 교두보로 삼고, 독일, 프랑스, 북유럽 등을 겨냥한 공동 개발·현지 조립·공급망 연계 전략을 전개할 계획이다.
해외사업개발팀 김병재 팀장은 “HySpeed는 단순한 공급이 아닌 기술이 유럽 인프라에 직접 적용되는 첫 사례”라며, “향후 유럽 전역에 ‘K-배터리’를 각인시키는 결정적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