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항공기는 단순한 친환경 기술이 아니라, 국가 경쟁력과 항공산업 재편을 이끄는 핵심 동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미지 편집
수소항공기는 단순한 친환경 기술이 아니라, 국가 경쟁력과 항공산업 재편을 이끄는 핵심 동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미지 편집

 

[투데이에너지 김은국 기자]

글로벌 수소항공기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2025년 15억7천만 달러(약 2조1천억원) 규모로 평가된 수소항공기 시장은, 2033년까지 약 209억 달러(약 28조원)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연평균 성장률은 무려 38.24%에 달한다.

이는 기후변화 대응과 항공산업의 지속가능성 제고 요구가 동시에 작용하면서, 수소를 항공 연료로 활용하려는 시도가 본격화된 데 따른 것이다.

수소항공기는 기존 항공유를 대체해 연료전지(Fuel Cell)로 전기를 생산한 뒤, 전기모터를 구동해 프로펠러를 회전시키는 방식이 일반적이다. 일부는 하이브리드 전기 기술과 결합한 형태로 추진체계의 효율을 극대화하고 있다.

■ 하이브리드가 먼저, 연료전지가 빠르게 뒤따른다

시장 세부 항목을 보면, 100인승 이하 단거리 항공기가 가장 먼저 상업화될 것으로 예측된다. 짧은 비행거리에서 수소 추진의 장점이 부각되며, 특히 국내선·지역항공 네트워크를 중심으로 한 전환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기술별로는 하이브리드 전기식 수소항공기가 현재 시장 점유율에서 가장 크지만, 전량 수소 기반 연료전지 추진 항공기는 향후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이는 유럽, 북미, 아시아 주요국이 2메가와트급 수소 전기추진 시스템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에어버스(Airbus)는 2024년 2월, 수소 추진 여객기 모델 **‘ZEROe’**를 공개하고 2035년 상용화를 예고했다. 유럽 항공업계 전반이 수소항공기 전환을 위한 공동 R&D와 인프라 구축에 집중하고 있다.

■ 시장을 이끄는 지역은 북미와 아시아…정부와 기업이 함께 뛴다

지역별로는 북미가 2024년 기준 최대 시장 점유율을 확보한 가운데, 에너지 정책 및 기술 인프라가 잘 구축된 환경이 수소항공기 개발에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친환경 항공산업 전환을 위해 보조금과 세제 혜택을 강화하고 있으며, 민간 부문에서도 에어버스, 롤스로이스(Rolls-Royce), GKN, 제로아비아(ZeroAvia) 등이 대형 프로젝트에 참여 중이다.

한편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시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중국, 일본, 한국 등은 수소연료 연구개발과 연료 공급 인프라 구축에 정부·민간 합작 투자를 확대하고 있으며, 특히 수소 생산과 저장기술 부문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 기업 간 기술경쟁 본격화…탄소 중립 항공 시대 준비

2024년과 2025년에는 글로벌 주요 항공 및 에너지 기술기업들이 수소항공기 관련 신기술을 연이어 공개했다. 이러한 기술 진보는 단순한 시제품을 넘어서, 2030년대 중반 상용화라는 ‘속도전’의 서막을 의미한다.

2024년 7월, GKN Aerospace는 ‘H2FlyGHT’ 프로젝트를 통해 2MW급 극저온 수소전기추진 시스템 개발에 5,400만 달러를 투자했다.

2025년 3월, 에어버스는 차세대 수소연료전지 추진 항공기 구조 설계를 선보였다. TCS와 롤스로이스는 수소연료 시스템 평가 공동연구에 착수, 제로 탄소 항공 연료 실현 가능성을 검증 중이다.

수소항공기의 확산은 연료공급, 공항 인프라, 운용 시스템 등 항공 생태계 전체를 새롭게 구성하는 계기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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