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 경제의 진정한 확장은 “무탄소, 고효율, 상용화 가능한 방식”이라는 조건을 충족시킬 수 있는 기술에 달려 있다. /이미지 편집
수소 경제의 진정한 확장은 “무탄소, 고효율, 상용화 가능한 방식”이라는 조건을 충족시킬 수 있는 기술에 달려 있다. /이미지 편집

 

[투데이에너지 김은국 기자]

러시아 모스크바의 첨단연구기관 스콜텍(Skoltech) 연구진이 천연가스전 내부에서 수소를 직접 추출하면서도, 탄소는 지중에 봉인하는 새로운 기술을 개발해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번 기술은 재생에너지를 활용하지 않고도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는 수소 생산 방식이라는 점에서, 침체된 그린수소 시장에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 지하에서 연소-분리, 탄소는 봉인…수소만 선택적으로 추출

이 기술은 기존 천연가스전 내에 수증기와 촉매를 주입하고, 이어 산소를 주입해 지하에서 제한적 연소를 유도하는 방식이다.

이 과정에서 수소와 일산화탄소가 포함된 혼합가스가 생성되며, 이 중 수소는 특수 막(membrane)을 통해 지상으로 추출되고, 일산화탄소 및 이산화탄소는 지하에 그대로 남아 있게 된다.

스콜텍 연구팀은 이 방법이 이론상 최대 45% 효율로 수소를 생산할 수 있으며, 무엇보다 온실가스 배출 없이 청정 수소를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환경적 의미가 크다고 강조한다.

■ “그린수소 회의론 속 ‘클린 블루’가 새 해법”…기술 상용화 주목

국제재생에너지기구(IRENA)는 2022년 보고서에서, 그린수소 생산을 위해 재생에너지를 대량 전용하는 것이 다른 탈탄소 전략과 충돌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실제 2023년에는 전 세계적으로 계획된 그린수소 프로젝트 중 10%도 채 실행되지 못했고, 프로젝트의 단 7%만이 예정대로 완료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상황에서 스콜텍의 방식은 기존 화석연료 인프라를 활용해 온실가스를 차단하고, 수소만 효율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Elena Mukhina 박사(프로젝트 책임자)는 “이 기술은 기존에 상업화된 기술을 조합해 새로운 방식으로 응용한 것으로, 실제 가스전에서의 실증도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 에너지 산업의 새 분기점…‘지하에서 탄소는 남기고, 수소는 뽑는 시대’

스콜텍이 제시한 이 기술은 그린수소와 블루수소의 이분법을 넘어선 새로운 형태의 ‘청정 수소’ 생산 방식으로 주목받고 있다. 재생에너지의 대체 사용 우려, 높은 생산단가, 정책 지원 부족 등으로 정체된 수소산업에 다시금 기술 기반의 전환점을 제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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