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투데이에너지 김은국 기자]
FPSO(Floating Production Storage and Offloading)는 해상 유전 개발에 있어 핵심 기반시설로 자리 잡은 부유식 설비다. 바다 위에 떠 있는 이 설비는 해저 유정에서 원유 또는 가스를 생산하고, 자체 저장 후 직접 하역까지 가능해 ‘해상 일체형 정유소’로도 불린다.
전통적으로 해상 유전은 고정식 플랫폼을 중심으로 개발돼 왔지만, 수심 제한·비용 문제·장기 시공 등의 한계가 뚜렷했다. FPSO는 이러한 제약을 뛰어넘으며, 특히 수심 300m 이상 심해 유전 개발에서 필수 설비로 부상하고 있다.
■ FPSO의 3대 기능: 생산, 저장, 하역
FPSO는 크게 세 가지 기능을 수행한다. · Production(생산): 해저 유정에서 올라온 원유·가스를 설비 내에서 1차 처리(가스 제거, 수분 분리 등)한다. · Storage(저장): 처리된 원유를 선체 내부 탱크에 저장. 일반적으로 100만~200만 배럴 이상 저장 가능. · Offloading(하역): 저장된 원유를 셔틀 탱커(shuttle tanker)나 해상 파이프라인을 통해 육상으로 운송.
이러한 과정을 모두 선박 형태에서 수행함으로써 파이프라인 인프라 구축 없이도 생산이 가능하다는 것이 FPSO의 강점이다.
■ FPSO 발주국은 브라질, 제작국은 한국
FPSO 기술은 브라질·나이지리아·앙골라 등 심해 유전 개발국에서 주로 사용되고 있으며, 특히 브라질 국영 석유사 페트로브라스(Petrobras)는 세계 최대 FPSO 운영국으로 꼽힌다. 제작은 대부분 한국의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현대중공업 등이 주도하고 있다. 2024~2026년 사이 발주가 예상되는 FPSO 프로젝트는 30기 이상이며, 1기당 건조비용은 평균 15~20억 달러에 달한다.
■ 탄소중립 전환에도 여전히 ‘필요한 과도기 인프라’
재생에너지 확산과 탄소 감축 기조에도 불구하고, FPSO는 당분간 심해 원유 생산의 핵심 설비로 유지될 전망이다. 특히 아프리카와 남미 해역의 저개발 유전 개발에 있어 저비용·신속 설치가 가능한 FPSO는 매력적인 옵션이다.
최근에는 CCS(이산화탄소 포집 및 저장), 그린 암모니아 탑재형 FPSO 개발도 연구되고 있으며, 탈탄소와 해양 개발 간 균형 전략이 점차 요구되고 있다.
FPSO는 해양 유전 개발의 기술적 진화이자, 글로벌 에너지 안보와 개발 속도의 열쇠로 작용하고 있다. 향후 해상 CCS, 수소 생산 결합형 FPSO까지 확장될 경우, FPSO는 단순한 석유 설비를 넘어 차세대 해양 종합 에너지 플랫폼으로 진화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