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에즈 운하·지중해 파이프라인을 통제하는 이집트가 세계 에너지 시장의 핵심 축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미지 편집
수에즈 운하·지중해 파이프라인을 통제하는 이집트가 세계 에너지 시장의 핵심 축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미지 편집

 

[투데이에너지 김은국 기자]

가스 생산 감소와 에너지 수요 급증에 직면한 이집트가 다시 석유로 눈을 돌리고 있다. 블룸버그와 OilPrice.com 보도에 따르면, 국영 이집트석유공사(EGPC)는 오는 6월까지 총 200만톤에 달하는 연료유 구매 입찰을 진행 중이다. 천연가스 가격 급등으로 인해 발전 연료로서의 석유가 오히려 경제적이라는 판단에 따른 조치다.

■ LNG 수출국에서 수입국으로…1년 만에 뒤바뀐 에너지 균형

2022년까지만 해도 이집트는 동지중해 가스전과 LNG 터미널을 기반으로 한 LNG 순수출국이었다. 하지만 1년 만에 급변한 공급 사정과 내수 수요 증가로 인해, 이제는 해외에서 가스를 들여와야 하는 순수입국으로 전환됐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한 무역흑자 손실을 넘어 전력 수급 위기와 직결되고 있다.

■ 알렉산드리아에 부유식 재기화설비 추가…2026년까지 가동 목표

이집트 정부는 가스 수입 기반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로, 노르웨이 선사 Höegh LNG와 10년 장기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에 따라 LNG 운반선 ‘Höegh Gandria’를 개조한 부유식 저장·재기화설비(FSRU)가 2026년 말까지 알렉산드리아 인근에 배치될 예정이다. 이는 현재 운영 중인 ‘Höegh Galleon’을 대체하며, 이집트의 유일한 FSRU 운영 기반을 보강하게 된다.

■ 중동 전역에 퍼지는 '에너지 응급 모드'

이집트의 연료 전환은 단기 처방적 성격이 강하다. 여름철 피크 수요가 다가오며, 중동 및 북아프리카 지역에서는 이상 고온과 공급 불안정이 반복되며 유사한 비상 대응이 확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구조적 개혁 없이 반복되는 화석연료 의존은 중장기적으로 역효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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