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투데이에너지 김은국 기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세계 에너지 시장의 무게중심이 바뀌고 있다. 파이프라인 중심의 유럽 가스 수급망이 무너지며, 상대적으로 유연하게 조달 가능한 LNG가 대체 에너지로 급부상했다. 이 과정에서 이집트는 LNG 인프라, 지정학적 입지, 미개척 자원이라는 3박자를 갖춘 전략적 거점으로 전 세계 메이저 에너지 기업들의 각축장이 되고 있다.
최근 Zawya, Egypt Oil & Gas, Oil Review Africa 등 현지 보도에 따르면, 미국 셰브론(Chevron)은 이집트 북동부 지중해 연안에 위치한 ‘웨스트 스타(West Star)’ 탐사구역의 신규 탐사권 확보를 눈앞에 두고 있다. 셰브론은 이미 나르기스-1(Nargis-1) 해상 유전에서 약 990억㎥ 규모의 매장량을 확보했으며, 이스라엘의 레비아탄(Leviathan), 타마르(Tamar), 키프로스의 아프로디테(Aphrodite) 프로젝트 등과 함께 동지중해 핵심 사업망을 형성하고 있다.
셸(Shell)은 나일 델타 서부 해상(West Delta Deep Marine) 제10단계 개발에 착수할 예정이며, BP는 향후 3년간 35억 달러 규모의 투자계획을 발표했다. 탐사 성과에 따라 투자금액은 최대 두 배까지 확대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집트는 공식 추정만으로도 1.8조㎥ 이상의 천연가스를 보유한 것으로 평가되며, 에너지 분석기관 우드맥킨지(Wood Mackenzie)는 이 지역 탐사권의 순현재가치를 약 190억 달러로 산정하고 있다.
이집트는 지중해 연안 국가 중 유일하게 완전한 LNG 수출 인프라를 갖춘 나라로, 이두쿠(Idku)와 다미에타(Damietta) 액화터미널을 운영 중이다. 여기에 수에즈 운하(Suez Canal)와 수에즈-지중해(SUMED) 파이프라인까지 통제하고 있어, 아시아~유럽을 잇는 전략적 에너지 루트의 핵심 노드를 형성하고 있다.
중국이 이미 이란-중국 25년 협정을 통해 호르무즈 해협과 바브엘만데브 해협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가운데, 수에즈 운하만은 서방이 지배력을 유지하고 있는 유일한 글로벌 에너지 초크포인트다. 이러한 점에서 이집트는 단순한 LNG 공급지를 넘어 전략적 에너지 허브로서 미국과 EU의 외교적 재정비 대상으로 부상하고 있다.
서방은 이집트의 부채 및 환율 위기가 LNG 산업 확장에 따른 부담에서 기인했음을 인식하고 있으며,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지원에 나서고 있다. 지난 3월 IMF는 확대기금(EFF) 4차 검토를 마치고 약 12억 달러를 이집트에 추가 배정했으며, 향후 세계은행·EU의 금융 지원도 가시화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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