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에즈 운하·지중해 파이프라인을 통제하는 이집트가 세계 에너지 시장의 핵심 축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미지 편집
수에즈 운하·지중해 파이프라인을 통제하는 이집트가 세계 에너지 시장의 핵심 축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미지 편집

 

[투데이에너지 김은국 기자]

중국과 서방 국가들이 이집트 에너지 시장을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특히 중국은 이집트를 전략적 요충지로 삼고 대규모 투자를 추진 중이며, 서방 역시 중동·동지중해에서의 에너지 주도권을 유지하기 위해 대규모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집트는 러시아산 가스를 대체하려는 유럽의 전략적 목표와 맞물리면서 글로벌 LNG 공급망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되었다.

중국 국영 석유기업인 노스 페트롤리엄 인터내셔널 컴퍼니(North Petroleum International Company, NPIC)는 최근 이집트 에너지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할 의사를 밝혔다. 이는 중국의 전략적 투자 계획의 일환으로, 중국 정부는 이집트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 수십억 달러를 마련한 상태다.

중국은 우선 에너지 부문에 집중한 뒤, '일대일로' 프로젝트의 목표 내 다른 분야로도 투자를 확대할 계획이다. 이는 유럽이 러시아산 가스를 대체할 수 있는 주요 공급원을 확보하려는 상황과 맞물리며, 중국이 중동과 북아프리카 지역에서 에너지 패권을 확보하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미국과 유럽 국가들도 이집트 에너지 시장의 전략적 가치를 인식하고 본격적인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미국의 셰브론(Chevron)과 이탈리아의 에니(Eni)는 최근 이집트에서 새로운 가스전을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영국의 BP도 향후 3년간 이집트 가스전 탐사 및 개발에 35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서방의 투자 러시는 이집트가 중동·동지중해 지역에서 LNG 수출 허브가 될 수 있는 이상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집트는 현재 지역 내에서 LNG 수출 용량을 보유한 유일한 국가이며, 전 세계 석유·LNG의 10%가 이동하는 수에즈 운하와 수에즈-지중해 파이프라인을 통제할 수 있는 전략적 이점을 갖고 있다.

이집트는 오랫동안 사우디아라비아에 버금가는 아랍 지역의 리더로 여겨져 왔다. 이에 따라 서방 국가들은 이집트와의 협력을 강화함으로써, 사우디아라비아가 중국과 러시아의 영향권으로 빠지는 것을 방지하려는 전략적 계산을 하고 있다.

미·중의 이집트 시장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이집트는 글로벌 에너지 시장에서 더욱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게 될 전망이다. 미국과 유럽은 이집트와의 협력을 통해 러시아산 가스를 대체할 수 있는 안정적인 공급원을 확보하려 하고 있으며, 중국 역시 일대일로 프로젝트를 통해 에너지 패권을 강화하려는 전략을 추진 중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집트는 글로벌 LNG 시장의 핵심 허브로 부상할 것이며, 향후 미·중 간의 지정학적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저작권자 © 투데이에너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