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LNG 생산 감소는 글로벌 LNG 시장에 새로운 공급망 변화와 가격 변동성을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 / 이미지 편집
러시아의 LNG 생산 감소는 글로벌 LNG 시장에 새로운 공급망 변화와 가격 변동성을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 / 이미지 편집

[투데이에너지 김은국 기자]

러시아의 LNG 생산이 감소하면서 글로벌 에너지 시장에 미묘한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2024년 러시아 사할린(Sakhalin) LNG 프로젝트의 생산량이 약 2% 감소한 1020만 톤을 기록했다. 이는 러시아 전체 LNG 생산량의 약 3분의 1에 해당하는 규모다.

러시아 정부가 2022년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서방의 제재로 인해 에너지 산업이 흔들리고 있으며, 서방 기업들이 철수한 이후 사할린 프로젝트의 생산성 저하가 본격화된 것으로 분석된다. 사할린 LNG 프로젝트의 대주주는 가즈프롬(Gazprom, 77.5%)이며, 일본의 미쓰이(12.5%)와 미쓰비시(10%)도 일부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엑슨모빌(ExxonMobil)이 2022년 러시아에서 철수한 이후, 러시아 정부는 사할린-1 프로젝트 내 엑슨모빌의 30% 지분을 2026년 1월 1일까지 매각할 것을 요구했다. 현재 러시아 국영기업 로스네프트(Rosneft)와 인도 국영 에너지 기업 ONGC 비데쉬(ONGC Videsh)가 각각 2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일본의 소데코(SODECO)가 30%를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LNG 공급망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주요 LNG 수입국들의 공급 전략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아시아는 세계 최대 LNG 소비 지역으로, 특히 중국, 일본, 한국이 글로벌 LNG 시장의 핵심 수입국이다.

일본은 사할린 프로젝트에 직접 투자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중동 및 호주산 LNG 수입을 늘리는 추세다. 중국은 미국과의 무역 갈등 속에서 미국산 LNG 수입을 줄이고 카타르, 러시아, 아프리카산 LNG로 다변화하는 모습을 보인다. 한국 역시 러시아 LNG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장기 계약을 활용하며 미국·호주·중동 LNG 공급망을 확대하는 전략을 채택하고 있다.

유럽은 2022년 이후 러시아산 LNG 수입을 점진적으로 축소하며 미국산 LNG를 최대 대체 공급원으로 활용하고 있다. 미국산 LNG는 2024년 유럽으로 수출된 LNG 물량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독일, 프랑스, 네덜란드 등은 재생에너지 및 원자력 발전 비중을 높이며 LNG 수요를 점진적으로 줄여가는 중이다. 그러나 러시아 LNG 의존도를 완전히 제거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며, 특히 동유럽과 일부 남유럽 국가들은 여전히 러시아산 가스를 필요로 하고 있다.

미국은 세계 최대 LNG 생산국 중 하나로, 러시아의 공급 차질이 지속될 경우 미국산 LNG의 시장 점유율이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미국은 카타르와 함께 글로벌 LNG 시장의 양대 강국으로 부상하며,아시아와 유럽을 대상으로 대규모 LNG 공급 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이는 미국이 에너지 패권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수 있지만, 미·중 무역 갈등과 LNG 가격 변동성이 시장에 새로운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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